최oo / undefined
2005.11.12참으로 오랫만에 연결되었네요
- 언어(Language) :스페인어
- 봉사일자(date) :2005. 11. 12. 오전 11:50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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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에 차 안에서 갑자기 울리는 BBB 전화! 참 오랫만에 받는 전화였습니다. 공지
된 대로, 엊그제 BBB 활동에 대비하란 메시지를 받은 터이라 곧 오겠구나 했는데 진짜 전
화가 오더군요.
근데...걸려 온 첫 마디부터가 황당했습니다.
나: (경험상 대부분 한국인의 요청이기에) BBB스페인어 통역자원봉사입니다.
그 사람 : ......(약 5초 후)....스페인어 하나?
나 : 아, 스페인어 BBB 통역자원봉사인데 도움이 필요한가?
그 사람: 전자제품 파는 대형 마켓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다오.
나: ....허걱!!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가?
그 사람: 모른다!! ......서울에 있는 기차역 근처인 것 같다.
나: .......그럼 그 근처에 한국인이 있으면 잠깐 좀 바꿔줄래?
그 사람: 기다려라.
그리고는 곧바로 나오는 낭낭한 한국인의 ''반가운'' 목소리!!!
한국인: (대뜸)이 사람이 도대체 뭐라는 거요?
나: 아, 그 근처의 전자제품 파는 대형 마켓을 찾는다고 하네요...지금 거기가 어디죠?
한국인: 지금 서부역 앞에 있는데...도대체 시끄럽기나 하고 뭔 말인지 알아먹을 수 있어
야 말이죠.
나: ^^ 그러면 용산전자상가가 가깝겠네요. 미안하지만 아저씨,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서
기사에게 전자상가로 데려다 주라고 좀 해 주시겠어요? 제가 그 사람에게도 그렇게 설명
할테니...
한국인: 이런...지금 여기 택시 안이오! 내가 데려다 줄 거요.
나: 아항, 기사님이셨군요^^. 그럼 됐네요. 전자상가로 데려다 주세요. 그 사람에게 설
명할테니 좀 바꿔 주시구요....수고하세요.
한국인: 고맙습니다. 기다리슈.
그리고는 그 사람에게 ''기사에게 설명했고 거기서 5-10분 정도 걸리는 대형 전자상가로
당신을 모셔 줄 것을 부탁했다, 거긴 가격도 저렴하고 물건도 다양할 것이다, 즐 쇼핑해
라..'' 어쩌구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의 대답이 이랬습니다.
그 사람: Eeeeeeso es!! (''바로 그거야!''....또는 ''잘 했어!'' 정도로 해석되려나?)
그리곤 철커덕!!
하여간 무지 무뚝뚝하고 간결한 사람을 만났네요. 통역 요청하기 전에 기사분이랑 통하
지 못해서 기분이 상해 있었는지, 아님 원래 말투가 그런건지 몰라도, 대부분의 스페인어
권 사람들이 대화하기를 즐기는 성향이 있는데도 이 사람은 말 그자체를 귀찮아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통화 시간은 기다린 시간 포함해서 한 3분 정도 되려나?. 아무튼 특이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참 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