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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1택시에서 내릴 때는 좌석 확인을 잊지 말아요.
- 언어(Language) : 영어
- 봉사일자(date) : 2006.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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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오가며 약기운에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있던 저녁밤에 BBB 통역 전화를 받았습니
다. 이미 사전 통지 문자를 받은터라 며칠 새 전화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
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원래 제 휴대전화가 음량 문제가 있어 잘 안들리는데, 조용한 방 안
에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통화하는데는 더 좋았습니다. ^-^
경찰서(제 활동사례는 내내 경찰서 요청만 +_+)에서 걸려 온 전화였습니다.
이미 BBB 서비스를 숙지하고 계셨던듯 경찰관의 통역 요청은 아주 명료했습니다.
"어떤 분이 택시에서 물건을 분실했는데 정확하게 어떤 것이고 타고 내린 곳을 물어봐 달
라."
전화를 바꿔받은 외국인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
"중요한 서류(아마도 시나리오종류였던 듯합니다.)를 잃어버렸다. 224 페이지 분량이고,
에디 바우어(브랜드명) 가방에 넣었다. 가방은 짙은 밤갈색이다. 최종본이라 꼭 찾아야 한
다. 유일한 거다.(21세기에 소프트 카피도 예비해 두지 않았단 말인가. --+)"
"타고 내린 곳은?"
"종로 반디앤루니스앞에서 타고 신촌 미라벨 호텔에서 내렸다. 택시 시트는 푸른색이었
고, 기사는 뒷모습만 봤는데, 60세 정도의 할아버지 같았다. T.T."
그대로 전해드리니, 경찰관께서 지금 교통방송과 경찰 무선을 이용해서 최대한 찾아보
고 있지만, 못 찾을 경우 서류 작성해서 분실신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인적사항을 물어봐
달라고 하셨습니다.
L. Mill이라는 노고산동 거주 캐나다인 아저씨, 다급한 마음에 제게 매달려 그 가방 찾으
면 보상도 하겠다며 돈을 경찰서에 놓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어찌나 안쓰럽던지..경찰들
이 백방으로 찾고 있으니 우선 기다려보고, 꼭 찾게 되길 바란다고 전해주었습니다.(물
론, 택시에서 내릴 때는 좌석 확인을 꼭 해야한다. 너 왜 그랬니. 그거 하드카피만 있니..
등등 개인적으로 잔소리라도 하고 싶었으나, 그것도 할 도리는 아니라서 참으며...*_*)
마지막으로 경찰관님께 통역을 해 드리고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와중에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는 경찰관님. 수고 많으십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활동을 경찰서 요청 전화만 받아봤습니다. 그만큼 다급한 상황에서 B
BB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받은 사람보다 도움을
준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하는 BBB 운동이 아닌가 합니다. 게다가 아파서 누워 있을
때라도 15분간의 통화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니!
앞으로, BBB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하루에 한 통씩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될 날
을 고대해 봅니다. BBB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