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oo / 베트남어
2012.05.04한밤의 긴~ 통화
bbb와 저의 첫 인연은 베트남인 아내를 둔 다문화 가정이었습니다.
"제 아내 아이가 아픈가 봐요. 그런데 5천만 동이 얼마죠?"
한밤 중에 갑자기 전화로 5천만 동이 얼마냐고 묻는데 최근 지난 4월 한 달을 생활하고 왔는데도 잠결에 돈 계산이 안된다! !
무슨 사연인가 했더니, 두 분은 재혼부부.
베트남에 두고 온 아이가 아파서 병원비, 약값으로 미화 2천5백 달러에 해당하는 5천만 동을 친정 부모님이 땅 살 돈으로 대신 지불하였는데,  문제는 오는 5월20일까지 땅값 잔금 치를 돈이 없어 부모님이 법적으로 큰 곤란을 겪게 될 상황. 아내는 남편이 그 돈을 송금해 드리길 원하는 것.
남편분은 오는 6월에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그동안 마음에 쌓인 몇몇 서운한 일들에 대해 언급하며, 송금을 해드릴테니 앞으로 아내가 고집을 내려놓고 아이를 낳으면 잘 키우고,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과 시부모님께도 더 잘 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내분은 언어적인 문제로 마음을 잘 전달하지 못해서 그렇지 아이에게도 시부모님께도 잘 대하려고 많은 노력 중이며, 앞으로 한국말을 열심히 배워서 서로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남편분께 아내분의 그런 의지를 전하니 대뜸 하시는 말씀이 놀랍다.
아내가 아이를 낳아서 남에게 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내분께 무슨 이유로 그런 말씀을 하셨냐고 하니 그동안 남편이 시장에서 쓰는 돈까지도 의심을 하는 등 자신을 신뢰하지 않아 그런 위협조의 말을 했다고 한다. 남편분은 앞으로는 절대로 입양시킨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전해달란다. 남편분이 아내분을 많이 사랑하고 위하시니까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시라고 전하니, 아내분은 기분이 좋아 웃으면서도 끝까지 송금일자와 금액을 재차 삼차 확인한다. 남편분이 OK했다고 전하며, 건강하게 출산 잘 하시길 바란다며 통화를 마쳤다.
아내분이 부지런히 한국어를 배우셔서 더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