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oo / 일본어

2012.05.04

유쾌한 통역

#기타#기타

오랜만에 춘천 관광 안내서에서의 요청 전화를 받았다. 일본분이 뭐라뭐라 하시는데 좀 알아봐달라는... 바꿔달라고 했다.

 

일본분: 모시모시, 아노 쇼오요오코(소양호)에 가고 싶은데 택시로 간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요금은 얼마나 나오나요?

 

통역자: 안내원을 바꿔주시겠어요?

 

안내원: 춘천역에서 소양호까지는 택시 미터기로 15,000원 쯤 나오고 시간은 20분 정도 걸립니다. 혹시 버스로 가신다면 12-1번을 타시면 되고 시간은 40분 정도 걸립니다. 통역 전달함.

 

일본분: 소양호에 숙박 시설은 어떤게 있나요?

 

안내원: 민박이 딱 하나 있는데, 요금은 4~6만원이고, 모텔도 몇개 있구 요금은 민박과 비슷합니다. 통역 전달함.

 

일본분: 나카지마(중도<中島>) 에 가려면 배를 타야 할텐데, 선착장까지 택시 요금은 얼마나 나오고 배 운임은 얼마 정도 하나요?

 

안내원: 선착장까지 택시로 5.,000원 정도 나올 것이구, 운임은 왕복 5,000원에 중도 입장료가 1,300원인데, 오늘은 배편이 이미 끊겼으므로 내일 배를 타셔야 합니다. 춘천 시청 근처에는 숙박료가 좀 싸서 35,000원이고, 교통편도 좋아, 소양호건 중도건 가시기가 훨 수월하실겁니다. 통역 전달함.

 

일본분: 마지막 질문인데요, 남이섬에 간다면, 가평역까지 전철로 얼마나 하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안내원: 가평역까지 전철로 24분 걸리고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가 오후 6시까지는 자주 떠나지만 6시가 넘으면 30분 간격으로 마지막 배가 9시 40분에 출발합니다. 하지만 남이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가 9시 45분에 출발하므로 이렇게 늦은 시간엔 좀 안좋을 것입니다. 남이섬 안에 숙박 시설은 호텔이 딱 하나 (정관루) 있는데, 숙박 손님이 항상 많아 빈방이 있는 지 없는 지 미리 알라보고 예약을 하신 후에 들어가셔야 할 겁니다. 숙박료는 정해진 가격은 없고 주말엔 보통 12만 ~ 24만원입니다. 통역 전달함.

 

일본분: 갑자기 한국말로 "그런데 누나는 영어도 하시나요?"

 

통역자: 네? 저요? (깜놀해서) 아니 한국말 잘하시면서 왜 통역 요청을 하셨나요?

 

일본분: 아아, 전에 한국말 공부를 좀 했어요. 그리구 할아버지가 한국분이셔요.

 

통역자: 그러면, 아버지도 한국분이시고 본인도 한국분이시잖아요?

 

일본분: 아뇨, 어머니 쪽이 한국분이세요, 아버지는 일본분이시구...

 

통역자: 아아, 네에, 그러시군요.. ㅎㅎ 그럼 남이섬에 예약을 해달라고 할까요?

 

일본분: 네, 오늘은 소양호에 가서 자구, 내일 남이섬에 들어가서 1박만 하려구요, 예약 부탁합니다.

 

통역자: 그럼 예약 부탁하는 동안 제가 기다려드릴까요? 혹시 지금 끊었다가 다른 질문이 생기시면, 또 통역 요청하실 경우 다른 봉사자 분께로 연결될 것입니다..

 

일본분: 아뇨, 괜찮습니다.. 수고하셨어여. 제가 기다릴께요..

 

통역자: 아, 네에, 그럼 좋은 여행하시고 안녕히 돌아가세요.. 사요나라!!

 

일본분: 또한 번 한국말로 "수고하셨어요"

 

여기까지 통역 통화하는데 29분 33초 걸렸다. 지금까지 한 통역 중 가장 길었던 것같다. 하지만 어쩐지 유쾌하고 재밌는 통역 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