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oo / 터키어
2012.06.11터키 여행객의 가방분실
지방출장을 하루 앞둔 6월 6일, 나는 평소보다 일찍 자리에 누웠다.
11시 30분, 잠이 스르르 몰려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가 걸려온 곳은 터키 카이세리...
다급한 목소리의 청년은 터키를 여행하다가 가방을 분실했다고 말했다. 카이세리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버스를 두 번 갈아탔는데 자신이 기억하기로는 첫번째 버스에서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버스기사의 인상착의에 대해서도 ``백발의 남자``라고 덧붙인 그는 의사소통이 안된다면서 터미널에서 근무하는 터키인 한 사람을 바꾸어주었다.
나와 통화를 하게 된 터키인은 술레이만 씨, 그는 매우 투박한 어조로 전화를 받았으나 형제국인 한국에서 온 여행객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분실물 담당자는 아니지만 분실물 센터에 전화해서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그는 또 청년이 첫번째 탄 버스는 시영버스(Belediye otobusu)일 거라면서, 운전기사를 수소문해 보겠다고 말했다.
나는 청년에게 터키인과의 통화내용을 전달하였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전화를 받은 터키인 술레이만 씨는, 분실물 센터에서 짐을 찾기 위해서는 본인의 신분증과 확인증 서명이 필요하니 6월 7일 다시 카이세리로 와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청년은 여행일정이 있는 관계로 6월 8일 카이세리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술레이만 씨와의 통화...
술레이만 씨는, 6월 8일 근무가 없는 관계로 터미널 보안요원들에게 이 사정을 말해 놓을테니 지금 적어주는 쪽지를 그들에게 보여주면 도와줄 거라고 말했다. 전화를 다시 받은 청년은 술레이만 씨가 적어준 쪽지를 받았다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외여행이 특별한 것은 바로 이렇게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청년의 터키여행 역시 ``친절한 술레이만 씨`` 덕분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