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경 / 영어

2012.07.29

7월 29일 연세 세브란스에서 걸려온 전화.

#기타#기타

 7월 29일 일요일, 연세 세브란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연세 세브란스 간호사 분이셨는데 한국말을 못하시는 외국인 환자분의 수술 전, 문서를 작성하시는 도중 통역이 필요 하셨던 것 같습니다. 맨 처음 간호사분께서 저의 개인적인 연락처를 요구하시면서 병원으로 와 주실 수 없냐고 하시더라구요. 아직  BBB Korea의 의도나 사용 방법을 모르신 것 같아 잘 설명 드리고 전화로 통역을 해드렸습니다.  간호사 분께서 수술 전 작성 서류에 있는 모든 문항을 다 불러 주셨어요. 국적, 종교, 직업, 교육 수준, 증상, 약의 복용 여부, 알러지, 수술,입원 여부, 낙상 경험, 음주, 흡연, 예방접종 여부, 수면시간, 시력, 청력, 가족관계, 태아날 때 필요한 진단서 보유 여부 등 대략 20개 정도의 질문이었습니다.

맨 처음 외국인 분께 질문을 드렸을 때 제가 누군지 의아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의 역할을 설명 드리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교육 수준의 여부와 같은 질문을 할 때는 불쾌해 하셨어요. 왜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의사에게 처방을 받고 진단을 받은 상태인데 이걸 다시 물어 보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질문이 많다고 하셨어요. 통역을 해주는 전달자 입장에서는 꽤나 난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최대한 외국인 분이 불쾌하시지 않도록 말을 전달하며 질문을 하려고 했습니다.

질문을 다 물어본 뒤 간호사 분께 전달하였고, 간호사분이 밤 12시부터 금식, 의사 동의서 작성 시간등 수술 전 유의해야 할 부분을 설명해 주시길 원하셔서 외국인 분께 전달해 드렸습니다. 외국인 분이 원하시는 private room과 western meal에 대한 문의를 간호사 분께 전달해 드렸습니다. 대략 40여분에 걸쳐 진행 되었던 통역이었습니다. BBB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통화한 통역 이었던 것 같네요. 

통역을 하며, 그리고 마치고 드는 생각은 간호사 분께서 환자분의 과거 진료 기록이나 진단 되어진 기록은 고려하지 않으신 채 너무 문서 작성에만 집중하려 하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외국인 분께 한국 병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자분이 귀에 아무 이상이 없으시다 하셨고, 눈이 나쁘셔서 안경을 끼고 계신 상태였는데, 보청기 끼는지 여부나 의안을 끼신적이 있는지.. 와 같은 질문지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통역을 원하실 때, 환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외국인 환자가 찾아와서 당황 스러운 부분도 있었겠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해 보시고 의학에 종사하시는 전문인으로써의 책임감과 프로 정신을 가지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며 약간의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이번 전화를 통해 수술과 같은 중요한 사항은 의료 통역 서비스 보급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주는 전화였습니다.

아무쪼록 뉴질랜드 출신의 외국인분이 내일 수술을 하신다는데 아무 이상없이 수술 잘 되셨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