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국화 / 중국어
2012.08.13태국으로 가고 싶습니다.
 
8월13일 3시40분 통역요청 전화가 들어 왔다.
혼인신고를 앞둔 국제결혼 부부였다.
남자 분은 한국 분이 셧고 여자 분은 태국 분이셧다.
태국어도 모르는데....
태국어 봉사자님을 연계시켜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 분이 와이프가 중국어를 잘 한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전화를 받고 보니 유창한 대만식 중국어를 구사하는 여자분이 전화를 받으셧다.
중국어는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인다. 북쪽 지방 ,남쪽 지방, 그리고 광동어 ...그중에서도 대만식 중국어는 한국의 서울말과 비슷하다고 할가... 특히 여자들이 대만식 중국어를 구사하면 애교스럽고 굉장히 여성스럽게 느껴진다. 아마 대만에서 오래 생활을 하였나 보다.
사연은 대충 이렇다. 다가오는 27일에 혼인신고를 앞두고 있다. 한국 남성 분은 혼인신고를 마치고 태국으로 가서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홈스테이 및 가이드 사업을 하고 싶어 하였다. 태국 여성분 친정이 현지에서 숙박 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국 여성분 생각은 다르다. 여성분은 한국 남편 분이 현재 재정 상황도 좋지 않고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는데 왜서 태국으로 갈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한국 남성분은 이혼을 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 두명을 부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 태국에 가면 여러 가지로 어렵다. 한국에서 일을 하고 싶다. 일을 해서 돈이 모아지면 태국에 가고 싶다. 태국에 가서 차도 사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
한국 남성분은 그럼 돈을 어느 정도 모아야 태국으로 갈 수 있는지 문의 하였고 태국 여성분은 한화로 약 3억이 되는 어마어마한 목표액을 제시하였다. 이에 한국 남성분은 깜짝 놀라면서 그 돈은 모으려면 둘이서 아마 10년은 벌어야 모을가 말가 하는 엄청난 액수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남성분은 현재 한국 경제 상황도 좋지 않고 돈을 벌기가 힘들다고 하였다. 자신은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이 아주 안 좋다고 하였다. 태국에 가서 같이 새로운 사업을 사작하고 싶어 하였고 태국 여성분이 도와주었으면 하였다.
하지만 남성분은 현재 한화 500만원을 가지고 있었고 태국 여성분은 500만원을 가지고 태국에 가서 생활하고 무엇인가를 해 보려고 하는 생각은 틀린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국에서 일을 하여 돈을 벌고 싶고 태국에 가는 일은 돈은 모은 다음에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결혼을 앞두고 입장차이가 커서 걱정이 많이 된다.
결혼은 신중하게 이루어 져야 한다. 국제 결혼은 더욱 그러하다. 또한 국제 결혼 중에서 재혼가정은 이런 저런 애로사항이 배로 많다고 보면 된다.
한국 남성분은 지금의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싶어하였다. 따라서 남성분은 사업적으로 적극 내조 해 줄 수 있는 와이프를 원하고 있는 듯 하였다. 태국 여성분은 친정이 현지에서 숙박업을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태국어는 물론 중국어와 영어에도 능통하다는 점... 아마도 한국 남성분이 결혼을 택한 이유로 보여진다. 하지만 태국 여성분은 사업적으로 도전해 보려는 생각이 없고 안전한 삶을 원한다.
이들 부부가 과연 결혼을 해서도 끝까지 의견 조율을 잘 하면서 살 수 있을가?
제일 나쁜 시나리오는 기대에 못미치는 태국인 여성에게 실망해 버린 한국 남성분과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여성분으로서 납득하기 어려운 한국 남성분의 계획들 때문에 의견충돌이 일어나고 갈등이 고조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회적으로 계속 와이프분을 설득 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 남성분에게 일단은 와이프분 중국어가 유창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미흡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태국어가 가능한 통역사에게 의뢰를 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다시 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느냐고 안내하였다. 다행히 아직 결혼전이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결혼전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합의를 보고 의견 조율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드러난 갈등 내지 잠재된 갈등은 이들 부부를 힘들게 할 것이다.
따분한 오후, 간만에 힘이 나는 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