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열 / 터키어
2012.10.01입국심사대의 터키인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전화가 걸려온 건 5시 28분,
전화를 받으니 입국심사대 직원은 내게 터키인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니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 직원은 방문목적과 체류기간, 숙박장소, 터키에서의 직업 등등을 터키인 술레이만 씨에게 질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농부라고 밝힌 술레이만 씨는, 자신의 방문목적은 여행이며 서울과 부산 등지를 둘러보고 약 한 달 정도 한국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묵을 장소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답변을 했다. 한국의 이슬람 사원에서 묵을 수도 있고 아는 사람을 연결해서 그 집에서 묵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시 전화를 바꿔 입국심사대 직원에게 이 이야기를 전달하니 그 직원은 전에 술레이만 씨가 한국에 머문 적이 있다면서 그때 특정 장소에서 근무를 했느냐고 물었다. 술레이만 씨는 이에 대해 전에 한국에 들어와서 4년 정도 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는 다시 입국심사대의 직원에게 술레이만 씨의 말을 전했다. 또 다시 전화가 술레이만 씨에게 넘겨졌을 때 술레이만 씨는 무슨 예감이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매우 불안한 태도로 자신은 절대로 나쁜 의도는 없으며 여행만 잠깐 하다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누가 공항에 마중나오느냐고 묻자 그는 마중나올 사람이 전혀 없다고 대답하면서 택시나 기타 대중교통 수단으로 목적지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술레이만 씨에게 마지막 인사로 좋은 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입국심사대 직원은 내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즐거운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술레이만 씨의 입국이 무사히 이뤄졌는지 알 수 없어서 좀 답답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