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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31

학술발표회의장에서

#기타#기타
- 언어(Language) : 영어 - 봉사일자(date) : 2006.5.27 봄 가을에는 각종 학술단체에서 학술발표회가 많이 개최되고 있다. 이날은 마침 한국번역 학회와 한국동화번역학회가 공동으로 학술발표회를 하는 날이었다. 학술발표회의장에는 수십명의 회원들이 앉아서 발표를 경청하고 있었는데,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전화가 바르르 떨었다. 학술발표회의장에서는 전화를 받을 수 없으므로 무시하려고 했는데, 발신 번호를 보니 BBB였다. 다른 전화는 무시하더라도 이 전화를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전화 기를 들고 뒷문으로 나와 복도에서 전화를 받았다. 어떤 운전사가 전화를 했는데, 상대방이 어딘가를 찾아가려고 하는데, 어디인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전화를 바꾸라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더니 정말 지독 한 영어사투리였다. 동두천 근방의 어떤 미군부대를 찾아가는 길인데, 다행스럽게도 BBB 를 알고 있는 운전사를 만나서 나와 통화를 하게된 것이었다. 평범한 영어라면 알아들을 수 있는 운전사였던 것같은데, 그 운전사도 외국인의 그 지독한 사투리 영어는 알아듣기 힘들었던 것같다. 전화를 서너번 서로 바꾸게 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외국인이 차를 운 전하고 나와서 길에 세우고는 지나가는 다른 차량의 운전사에게 길을 묻는 것이었고, 그 운전사는 친절하게도 BBB와 연결하여 한국인의 친절함을 잘 보여주는 것임을 알게 되었 다. 운전사에게 그 외국인이 차를 타고 쫒아갈 것이니 천천히 운전하여 길을 안내해주길 부탁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외국인이 한국인의 친절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다른 학술발표회가 아니라 한국번역학회의 학술발표회의장에서 받은 BBB전화라서 더욱 뜻깊게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