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경 / undefined
2006.06.12애견센터에서 생긴 일
- 언어(Language) :영어
- 봉사일자(date) :2006.06.02
금요일 저녁 가정 주부인 나로서는 아주 바쁜 시간이었다. 세 살짜리 딸아이가 내 다리를
잡고 투정을 부리는데 어느 경찰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애견센터인데 한 미국인 할머니
가 갈색 강아지를 사려고 하는 데 주인과 마찰이 빚어져서 경찰이 출두하게 되었다는 조
금은 긴장된 통역요청이었다. 참고로 난 독일어 전문인데 어떻게 영어통역이 연결되었는
지 모르겠다. (bbb 행정담당자님! 리스트 검토해 주세요!)
그 할머니는 손녀딸에게 선물로 줄려고 몇 달 전부터 그 갈색 강아지를 눈여겨 보고 있었
는데 한 번은 주인에게 물어봤더니 강아지가 아파서 그 강아지 주인이 보살펴 달라고 맡
겨 놓았다고 했는데 그 후 몇 주가 지나도 그 강아지는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는 것이었
다. 그래서 흥정을 했는데 처음엔 이십만원에 팔겠다고 하더니 그 날은 그 미국인 할머니
뒤에 들어 온 한국사람이 똑같은 강아지에 흥미를 보이자 가격을 더 올려서 그 한국사람
한테 팔려고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미국 할머니는 주인이 계속 거짓말을 한다고 아주 화
가 단단히 난 상태였다. 경찰까지 출두하고 서로 언성이 높아지자 주인은 그 미국 할머니
한테 이십오만원에 팔겠지만 그 강아지가 이후에 아프거나 죽어도 주인한테 책임을 물거
나 다시 돌려주는 사태만 일어나지 않으면 미국인 할머니한테 팔겠다는 제안을 했다. 하
지만 그 할머니는 이미 주인이 말을 수어차례 바꾸고 판매 흥정을 딴 사람하고도 하는 것
을 본 상태라 아주 화가 많이 나 있었다. 한국이 이런 나라인 줄 몰랐다며 실망을 토로했
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권리가 엄연히 한국 법이나 미국 법에도 있는데 주인이 그 기본
권 행사를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90일이내로 리턴할 수 있는 권리-할머니 말
에 따르면)이라며 아주 흥분해 했다.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었다. 결국엔 할머니가 그 강
아지를 샀는지 안샀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주인의 말을 들어보지 않고 경찰관과 할
머니 말만 들은 상태여서 참으로 어려운 통역이었다. 물론 외국인인 할머니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 번 상황은 이미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과 지역 애견센터 주인과의 분
쟁을 통역해 주는 상황이어서 나로서도 뭐라 딱 도움을 줄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사실 다리 붙잡고 배고파하며 우는 딸이 옆에 있는 상황에서 흥분한 할머니를 통역해 주
는 일은 정말로 진땀을 빼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난 독일어 통역전문가이지 영어를 nativ
e speaker처럼 하는 영어 통역전문가가 아닌 상황에서 말이다.
그 할머니가 한국에 실망했다고 그 애견센터 주인이 거짓말쟁이라고 하는 대화에선 내가
뭐라 해 줄 말이 없어 참으로 참으로 난처했다...
통역요청 전화를 한 경찰아저씨가 너무 예의가 정중해서 그것으로 그날의 난처한 기분은
조금 해소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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