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훈 / 영어
2013.10.13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한국 회사에서 일하시는 필리핀분이 다른 한국인 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하셨다며, 저에게 상대방의 처벌을 원하는거냐고물어봐 달라고 하셨습니다. 물어봤더니 자기는 처벌을 원하는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것을 회사에 알리고 싶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구요.그렇게 경찰관님께 전해드렸더니 알았다고 하시며, 이 사람이 타국에 와서 일하면서 힘들고 서러운 일이 많은것 같다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그리고 난 후 회사측과 잘 얘기가 되었다고, 돌아가는 길에 약이라도 사먹고 잘 쉬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저에게 다시 그 필리핀분을 바꿔주셨습니다. 그 말들을 전하고서 한국에서 좋은 기억만 갖고 돌아가시기를 바란다고 했더니 울기 시작하셨습니다. 울먹거리면서 말하셔서 정확히 다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고 잘하고 싶은데 모욕적인 일들을 많이 당했고 참을 수가 없다고, 너무 힘들다고..저도 괜시리 눈시울이 붉어지던 차에 경찰관님도 이 분이 갑자기 우니까 당황하셔서 알아서 잘달래서 집에 보내겠다고 하시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참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드는 콜이었습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분들 모두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들만 갖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