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매 / 영어
2014.02.09대화에서 인천공항에 가려면?
설 전날 이른 아침 받은 전화는 외국 여성이었는데 자기가 있는 곳에서 인천공항 가는 교통편을 알려 달라는 것이었다.  짐이 무거운지 물었더니 많다고 해서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라고 하면서 본인이 있는 곳이 전철역인지 아니면 근처인지 물었더니 대화역으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 대화역 직원에게 인천공항을 말하면 리무진 버스를 어디에서 몇 번 타는지 알려 줄 것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후 BBB전화라 그녀인 것 같아 받았더니 대화역에서 나와 리무진 버스 정류장을 찾는데 못 찾겠다는 것이었다.  몇 시 출발 비행기냐고 했더니 1시 30분이라고 해서 시간이 충분하다고 일단 그녀를 안심시킨 뒤 그러면 인천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 기둥에는 푸른색 줄무늬에 비행기 무늬가 찍혀있고 대개 버스 번호가 6자로 시작해서 4자리이니 찾아보라고 했더니 고맙다며 전화를 끊었다.
또 벨이 울려 그녀임을 확신하고 전화를 받은 후 바로 아직 정류장을 못 찾았냐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내가 얘기한 번호는 없고 3300 등 다른 번호를 얘기하며 이 버스들이 인천공항에 가느냐고 물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근처에 한국인이 있으면 전화를 바꿔달라고 했더니 아무도 없다고 했다가 잠시후 한국 사람이 전화기를 꺼린다고 해서 그냥 귀에 대달라고 했고 여보세요를 여러 번 외쳤더니 머뭇거리며 어떤 남자분이 받아서 거기 인천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 정류장이 어디인지 그녀에게 알려 주라고 했다.   아무 반응이 없어 다시 얘기했더니 ``이거 인천공항 가는데요?``라며 자신 없는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아마 영어가 들리거나 영어로 말해야 할까봐 당황한 것 같았다.  그녀에게 전화기를 주라고 한 뒤 벌써 버스 탄 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해서 그 버스가 인천공항 간다고 했더니 안심한 듯 웃으며 고맙다고 했다.  상황을 예측해 보니 전기사에게 전화기를 들이댄 것 같았다.
대화역에서 인천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 번호를 갑자기 물으니 나는 김포공항에 있어서 전화나 컴퓨터로 검색할 여유가 없는데다 아침 7시 20분경이라 그녀가 무척 난감해 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