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서윤 / 영어
2014.10.05안타까운 사연
 
2014년 10월 4일 저녁 6시 경. 
한창 텔레비젼 쇼프로를 보고 있는데 BBB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자 파출소라며 통역을 요청하였다.
외국인 남자는 흥분된 목소리로 자기는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무척 놀랐다.
자초지종을 설명해주고, 경찰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해주면 내가 통역을 하겠다고 했다.
 
 
 
남자는 태국인 아내가 있다고 했는데, 몇년 전부터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약물복용도 상담도 거부한 채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종종 폭력성을 보이긴 했으나 오늘의 경우 칼을 들고
본인은 물론 아이들까지 위협했고,  
분노를 참지 못한 아내는 자기 스스로 자살을 하겠다며 칼을 들고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남자는 너무 무섭고 충격적이었는데,
자신보다 두 아이들이 엄마의 모습을 본 것이 너무 속상하며
혹여 부인이 아이들에게 해코지를 할까봐 겁이 난다고 했다.
 그래서 말도 안 통하지만,  동네 파출소에 와서는 위기상황을 알리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남자가 원하는 것은 엄마가 아이들에게 혹여 해코지를 할까 접근금지명령을 신청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일단 남자를 진정시킨 후 경찰을 바꿔달라고 했다.
내가 경찰과 통화를 한 후에 다시 당신과 이야기 하겠다고 했다.
아이들이 위험해지기를 원하지 않는것, 엄마로부터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것.
이것이 당신이 원하는 것이냐? 또 접근금지를 시켜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싶은 것이냐고 하자
기뻐하는 목소리로 연신 예스!라고 대답했다.
 
 
 
다시 경찰관과 통화를 했다.
경찰관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남자분이 접근금지 명령을 요청한다고 하자.
경찰관분도 화들짝 놀라셨다. 대화가 잘 되지 않아 보통 애를 먹은게 아닌 듯 하였다.
 나는 접근금지 명령이 가능한지 물었고, 경찰관은 무슨 상황인지 알겠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남자분이 아이들이 위험해 지지 않기를 원한다며, 꼭 좀 안전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 달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다시 남자를 바꿔달라고 했다.
나는 현재 직장에 다니는 것과 동시에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이다.
평소에도 위기에 처한 가정이나, 아이들, 노인들, 장애인들을 많이 접해보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워왔다.
사회복지사로서.. 늘 하던 방식 그대로 해야할지, 아니면 단순히 남자가 원하는 이야기만 통역을 하면 될지..
짧은 순간이었지만 엄청난 갈등이 있었다.
BBB 특성상 전화가 끊기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더이상 이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도움은 주고 싶고, 내가 봉사자의 역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는 어떻게든 도움을 주기 위해 빠르게 잔머리를 굴렸다.
 
 
 
통역 봉사의 마음 70%와 사회복지사로서의 마음 30%를 보태어 남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건냈다.
 
1. 나는 솔직하게 내 역할을 밝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