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아 / 터키어

2014.11.09

버럭버럭 통역

#기타#기타

조금 전에 인천공항 환승센터에서 다급하게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근무 하시던 터키 남성분께서 한국을 경유하여 이스탄불로 이동할 예정이였는데

인천공항에서 경유하면서 이스탄불 행 비행기 출발 시간을 놓쳐 비행기 탑승을 못했고

본 문제를 해결하고자 환승층에 있는 인포메이션에 도움을 요청하셨다고 합니다.

 

인포메이션에 계신 한국분과 터키분께서 BBB로 전화를 하셔서 통역을 요청하셨어요.

 

인포메이션 측은

터키분께서 놓치신 항공사측을 통해 알아보니 놓친 항공편은 다음 편으로 이용가능한데

이 때 페널티 요금이 발생하는데 문제는 다음 편 비행기가 금일에는 없고 내일 있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터키분께서 영어, 한국어에 능통하지 못하셔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우니

터키어로 설명을 부탁하셨습니다.

 

터키분의 경우

현재 상황은 충분히 알고 있고, 인포메이션에 오기 전에 대항 항공사측에 찾아가서 상황 설명을 들은 이후 인포메이션이 온 것이며

경찰을 불러서 상황 설명 후 통역 서비스 등을 받고 싶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이 비행기를 놓친 이유는 환승센터의 시스템에 의해 시간이 지연된 것이므로

그렇기 때문에 다음 항공편 이용시에 따르는 페널티 요금을 절대로 지불할 의사가 없다라는 말도

되풀이 하셨습니다.

 

입 맛에 맞지 않는 한국음식을 먹을 수도 없고,

현재 수중에 한 푼도 없는 상황에서 이스탄불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을 요청한다고 해도

역시나 송금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지 않느냐며 화를 내셨습니다.

 

현재의 상황 속에서

통역 봉사자인 제가 드릴 수 있는 도움은

인포메이션측에서 제시하신 ``해당 항공사 사무실에 가셔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페널티 지불 후 내일 있을 다음 항공편으로 이스탄불로 가시는 방법`` 이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저는 다시 한번 터키분께 친철하게 설명 드렸습니다.

 

터키분께서는 다시 화를 내셨고, 제 이름이 무엇인지도 물어보셨습니다.

 

전반적으로 전화 통화 내내 화를 내셨습니다.

 

터키분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도움을 드릴 수 없다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전화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당연히 예상 치 못한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이 때 정말 막막하죠. 어떻게 해결 해야 하나 싶고, 답답합니다.

 

오늘 통역을 하면서 느낀 점은

터키 분께서 처한 상황은 충분히 이해는 되나

도움을 주기 위한 통역사에게

무조건 경찰을 불러달라는 요구와 함께

전화 내내 화를 내고, 너 이름은 뭐냐, 본인 이야기만 하면서 통역사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하는

그런 행동에 대해

통역으로 도와주는 입장에서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고, 전화 중간 내내 불쾌하다는 감정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쾌한 상황에서도 제 감정을 누르고 친절하고 상냥한 말씨로 전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너 왜 나한테 큰 소리치냐? 내 이름은 왜 물어보느냐? 내가 너한테 잘못한게 있으냐" 등등으로

역으로 화를 냈다면

본 전화는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불쾌함에도 불구하고

통역봉사자라는 위치에서 친철하게 도움을 드리고자

``당신의 말씀에 출분히 이해를 합니다`` 라는 식의

상대방에대한 이해와 친절함 그리고 상냥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잘 해결되어 터키로 무사히 돌아가시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