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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2한밤중에 의정부에서 부산으로
- 언어(Language) :
- 봉사일자(date) :
-------BBB영어통역 자원봉사 체험기
한밤중에 의정부에서 부산으로 걸려온 전화
2006년 여름은 더웠고 8월 27일 그날 밤도 여전히 무더웠다. 무더위에 뒤척이다가 늦게
야 잠이 들어 곤히 자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핸드폰을 켜면서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가족 중에 누군가의 위급상황이 아니고야 이런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올 리가 없지.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기는 의정부인데요. 영어 통역하시죠?’
나는 즉각 BBB 자원봉사 통역 건으로 감을 잡았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통역자원봉사 연
결이 되면 봉사활동하신 후 체험기를 올려주세요’라는 BBB 본부에서 보낸 문자메세지가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저는 택시 기사인데요. 미군이 택시를 타고 내린 후보니 콜택시용 무선 단말기가 없어졌
어요. 경찰서에 신고하고 경찰관과 함께 내려준 호텔에 와서 지금 미군들을 만나고 있는
데 말이 안통해서.........”
“알겠습니다. 경찰관을 바꿔 주세요.”
의정부 경찰서 가능지구대 강 일웅경사는 택시운전사가 신고한 내용대로 호텔방에서 미
군들을 만나고 있다면서 미군들을 바꿔 줄 테니 그 단말기에 대해서 자세한 내막을 좀 알
아 달라는 것이었다. 미군들이 자고 있는 호텔 방안으로 들어 왔다기에 혹시나 문제가 국
제문제로 번지지나 않을까하여,
“강경사님, 수색영장은 제시하고 방으로 들어가신 겁니까? 외국인들이어서 혹시 국제문
제로 벌어질까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수색영장은 발부받지 않았습니다만 이 분들의 양해를 먼저 구했습니다. 모두들 잘 응해
주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미군을 좀 바꿔 주십시오.”
그들 중에서 제일 계급이 높은 Timothy Dallas 상사는 나의 전화를 받고 공손한 말씨로 자
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옆에 있는 Allen Peterson, Tim Allen과 다른 방에서 지금 자고
있는 두 명 등 5명은 캘리포니아의 예비군인데 캠프 케이시에서 2주간 훈련을 마치고 5
일 후 귀국을 할 예정이다. 자기와 또 다른 한명은 캘리포니아의 현역 경찰관이다. 우리
중에 어느 누구도 택시 단말기 따위엔 관심이 없고 우리 중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고 하
니 경찰관에게 잘 설명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우리의 통화는 거의 한 시간이나 계속되었고 옆에서 잠을 자던 아내까지 일어나서 사건
의 추이에 관심을 보였다. 그 자리에서 경찰관이 해결 할 수 있는 간단한 사항은 아닌 것
같았다. Dallas 아저씨는 이제 잠을 좀 자야겠으니 우리를 좀 놓아 달라는 간청을 했고 강
경사는 사건을 담당자에게 보고해야겠다는 말과 나의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에 전화를 끊
었다.
그 택시 기사는 단말기를 잃어버려서 황당했을 것이고 그 택시를 타고 간 미군들은 단말
기를 훔쳐간 사람으로 지목이 되어 어쩌면 더욱 황당했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 새벽 3시에 한 시간 이상의 통역자원봉사로 단잠을 놓쳤지만 곤란에 처한 분
들이 충분히 자기들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줬다는 생각에 BBB 운동에 참여한
보람을 느꼈다.
‘이런! 한밤중에 부산-의정부, 한국 택시 운전수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미국 예비군
아저씨들 사이에서 통역을 하다보니 벌써 날이 셌네. 그래도 한 숨 눈을 붙여야지. 여름
날 새벽잠이 얼마나 달콤한 잠인데……. ’
김종수
부산시 사하구 다대동 다대대우 아파트 105-504
BBB 영어통역자원봉사자
016-830-2623
hl5um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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