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식 / 영어
2015.06.16뒤늦게 알게 된 안타까운 사연
토요일 오후에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분당 서현 경찰서 경찰관님께서 어느 외국인 할아버지께서 와 계신다며, 통역을 요청하셨습니다.
전화를 받고 보니, 상당히 연세가 드신 분이셨는데 정확하지 않으신 발음과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말씀을 자꾸 하셔서
BBB 봉사 활동 중에 가장 알아듣기 어려운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번 질문을 통해 요지를 파악해보니,
"며칠 전 어떤 남자가 방문을 했었고, 아내가 사라졌다. 나는 아내를 찾고 싶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분께서는 언제 사라지셨는지요? 한국분이신지요?" 여쭈었더니,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아내분이 한국분이시라면 실종 신고를 위해서 주민등록 번호나 여권 번호가 필요합니다. 혹시 알고 계신지요?"
할아버님께서는 다시 횡설수설하시다가, 지금은 없지만 집에는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경찰관님께 이같은 내용을 안내드리고, 30분 이내에 전화를 주시면 다시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고 하고, 통화를 종료하였습니다.
다시 전화가 걸려오지 않아서 궁금해하던 차에, 오늘 우연히 그 할아버님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 포털 뉴스를 통해서였는데요, (http://www.nocutnews.co.kr/news/4429497) 알고보니 할아버님의 아내분께서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고, 할아버님은 현재 치매에 걸린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이 분의 전화를 받았었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더욱 잘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죄송한 마음도 생겼습니다.
또 BBB를 통해 이런 사연 있는 분들에게 필요할 때에, 작지만 큰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는 기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에게 큰 도움을 주신 분당 서현 경찰서 경찰관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항상 고생이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