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숙 / 독일어
2015.06.16경찰서에서 온 전화
6월17일 새벽 두시경에 용산 경찰서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독일 남성분과 한국 여성분 간의 사이에 다툼이 생겼는데 이 다툼이 서로에 대한 물리적 상해로까지 이어져 경찰서에까지 온 사연이었습니다. 저는 독일분이 주장하는 사건의 경위를 듣고 이를 통역해 드리는 것이었는데 이 분이 감정적으로 격앙이 되어 있었는지 저도 통역하기가 힘들더라구요. 처음에는 영어 통역자를 데려다 달라, 영어 통역자와 경찰서에서 얘기하겠다, 독일 대사관에 가겠다 등 흥분된 상태에서 얘기를 하셔서 저도 난감했는데 경찰서 아저씨와 몇 번 번갈아 얘기하면서 사건의 경위에 대해 이해하고 통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비비비 코리아에서 통역할 때 필기구를 갖추고 있으면 좋다는 팁이 생각나 중요한 포인트를 써 가면서 하니 훨씬 수월하더라구요 (비비비 통역 관계자님 감사합니다!)
이 남자분이 혹 상해를 입었는지, 입었다면 어떻게 상해를 입었는지, 상대를 처벌하기를 원하는지 등에 관한 통역을 해 드리는 것이 저의 할 일이었는데 이십분이 조금 못 되는 통화시간동안 계속 화가 난 독일 남자분과 경찰서 아저씨를 번갈아 상대하며 이 부분을 알아내기 위해 애를 썼던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 해 보는 통역이고 새벽 두시에 그것도 경찰서에서 사건사고로 인해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정말 당황스러웠고, 통역이 끝나고 나니 흥분이 되어 잠을 잘 이루지 못했지만 관계된 분들에게 어떻게든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