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수 / 영어

2015.07.13

국제 결혼 여성 통역 사례

#경찰서#기타

방학이 되어서 오랜만에 집에서 쉬고있는데, 갑자기 비비비코리아에서 전화가 와서 집인만큼 아주 여유롭게 받았습니다. 


통역은 경찰서에서 의뢰해주셨는데, 사건은 외국인 아내가 자신을 폭행했다면서 한국인 남편분이 경찰에 신고하셔서 아내가 경찰에 


송치된 사건이었습니다. 그 전에 맡았던 통역 사례와는 조금 달라서 살짝 긴장했었습니다. 


경찰분은 남편분의 말을 토대로 왜 남편을 폭행했는데, 어떤 물건을 던졌는지 등을 여쭤봐달라고 하셔서 


아내분께 왜 싸우게 되셨는지, 폭행은 어쩌다가 하게되신 건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여성분께서는 답변을 안하시면서 계속 자신이 한국에 온 이후로 말도 안통하고 집에만 있게되어서 너무 답답하다 정말 힘들다 


이런 푸념을 하셨습니다. 외국인 아내분의 영어 또한 전화기 넘어로 잘 들리지 않아 사실 통역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게다가 통역해달라는 부분말고 주제를 넘어서는 이야기가 생기게되자, 


경찰분이 다시 전화기를 가져가셔서 제대로 여쭤봐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시 똑같은 질문을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여성분께서 갑자기 황당해 하시면서  자신은 그런일에 대해서 모른다고 말씀하셨습


니다.


왜 자신이 경찰서에 와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억울하다고 말씀하셨고, 자신은 남편을 폭행한 적도 없고 물건을 던진 적도 없으며


그냥 이런 한국생활이 답답하다며 울면서 남편에게 대화를 시도했더니 갑자기 남편이 경찰에 자신을 신고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남편분께서 한국어가 서툰 아내분과 다투는 것이 답답해서 그냥 대화를 회피하고자 


경찰서에 신고하신 것 같았습니다. 


경찰분도 신고받은 상황과 실제상활이 달라서 조금 당황하신듯 하면서 나중에 다시 전화 드리겠다면서 통역을 마쳤습니다.


여태껏 경찰서 통역은 유실물 같은 그렇게 심각하진 않은 일을 통역했었는데, 가정 폭행 사건으로 통역을 하다보니


뭔가 답답하면서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남편만 믿고 왔을 텐데, 한국에서의 생황이 생각보다 녹록치않고, 


남편에게 기댈 수 조차 없는 상황이 된 아내분을 보니, 뭔가 과거에 외국에서 혼자 지냈었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어렵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지내는 국제 결혼 여성의 현실에 대해서 조금은 현실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