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화 / 영어

2015.07.30

50년 전 네덜란드로 해외입양을 간 아들이 아버지를 찾아 한국을 방문했어요.

#자택#기타

7월 29일 2시경 BBB콜에 늘 하던대로 '안녕하세요 BBB 자원봉사 통역자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고 응대하니 상대방이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외국인의 콜이라 짐작되어 'Good afternoon, this is BBB volunteer Kate. How may I help you?'라고 다시 물으니 서툰 영어발음으로 상대방이 입을 열었습니다.

 

내용인 즉 자신은 약 50년 전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해외입양을 갔으며 친부를 찾아 자신의 가족, 아이들과 아내와 한국을 방문하였고 현재 아버지집인데 아버지와 대화가 어려우니 중간에서 통역을 부탁한다 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을 모두 듣고 아버지께 궁금한 질문을 모두 하시라 하여 질문 리스트를 메모한 후 아버지를 바꿔달라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과 딸을 네덜란드로 보낸 것이 못내 미안하신 듯 쉽게 말씀을 꺼내지 못하셨으나 괜찮다 아드님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피치못할 선택을 한 아버지를 이해한다 전해드리니 아들이 거기서 행복하게 지내는지 물어봐 달라는 말씀과 같이 입양보냈던 딸은 어떻게 지내는지를 궁금해 하셨습니다. 아들에게 이를 물어보니 다행히도 여동생도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자신도 좋은 직장을 가지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하였습니다. 더불어 아들은 아버지의 건강을 매우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 여쭤보니 다행히 노화로 인한 디스크만이 있을 뿐 연세에 비해 건강하셨습니다. 긴 세월 떨어져 지냈지만 부자간의 오가는 사랑을 중간에서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안부와 건강을 전하고 나서 같이 식사를 할 것인지 어느 호텔에서 지낼 것인지 며칠 머무를 것인지 몇일날 다시 만날 것인지 등등 일상적인 내용을 통역하여 서로에게 전하고 만약 다시 통역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BBB로 전화하실 수 있으며 간단하고 급한 의사소통의 경우 메신저에 각각 영어와 한글로 쓴 후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고 전한 후 통역을 마쳤습니다.

 

끊고나니 약 30분 정도 걸렸지만 시간이 그렇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따뜻한 부자의 정에 저 역시 훈훈해지는 통역이었습니다. BBB 통역봉사가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깨달았던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