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정 / 중국어

2015.10.03

다문화가정의 상담같은 통역

#해외#다문화_가정

안녕하세요.

요 며칠 예전에 비해 통역요청전화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에서 어제 밤에 받았던 전화가 특이하여 공유하려합니다.

예전에도 다문화가정에서 걸려온 전화는 통역 플러스 상담사같은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어제는 개인적인 상담 요소가 강하여 우리 규정에 조금 어긋나지 않나 싶었지만, 요청자의 상황이 너무 안좋아 결국 30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7월에 갓 만나 결혼했다는 50대 한국 남성분이, 하얼빈에 있는 아내를 만나러 가 있는 상황에서 걸려온 요청 전화였습니다.

요지는, 말이 통하지 않는데 불안하고 답답하니,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내용과, 한국어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 전달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요청자 한국인이 본인의 상황이 답답한 나머지 하소연을 하셨고, 자살까지 거론하시는 상황에서 바로 끊을 수가 없어서 이야기를 들어드리며, 아내의 상황을 감안하여 이야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간을 주는것도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는 아내의 반응이 냉담한 것이 느껴졌지만, 남편이 본인을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가끔 요청자의 상황이 좋지 않고 답답해하는 것이 느껴져, 말 그대로 통역만 간단히 하고 끊을 수 없는 상황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혹여라도 큰일이 날까 싶어, 상담 전문 센터의 상담전화도 권해드리고, 안심시키는 말도 하면서 최대한 통화 시간을 적당히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어려움을 잘 극복하기를 바라며, 완벽하지않은 통역일지라도, 우리 BBB 통역에서도 큰 원칙은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예전에 외국어로 일을 할 때도 느꼈던 원칙. "언어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언어실력이 아닌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저의 대응 방법이 적절했는지 스스로는 의문이지만, 비슷한 곤란한 상황에 처할 통역봉사자분들과 공유하고 더 나은 대응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들 봉사하시느라 수고 많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