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섭 / 영어

2015.11.13

여기는 종합병원 응급실입니다

#병원#진료안내

bbb~~~~~~~

여기는 종합변원 응급실 입니다.

잠이 확 깨었다.

새벽 2시30분경 응급실 간호사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로 보아 30대 정도의 외국인 남자는 중증의 심각한 허리 통증 응급환자이다.

12시간 이상 응급실에서 통증 처치를 받고있는 상황이다.

응급실은 통증 원인 검사를 마치고 신경외과 전문 간호사를 통해 단게적으로 마약성 진통제까지 처치하면서 진통제 강도를 계속 올리며 응급실에서 계속 관찰하고  있는 중이다.

통증보다 심각한 현재의 문제는 환자가 소변을 12시간 이상 배출시키지 않고 있는 점이었다.

간호사는 호스 삽입에 의한 소변 배출을 강력히 권하지만 환자는 이를 거부하고 계속 너무 아프다며 힘이 없는 목소리로 통증 처치 만을 계속 요구한다.

간호사는 6 시간 만 경과해도 소변을 관으로 배출시키는 점, 배가 불러 오는 점, 합병증이 올 수 있는 점, 특히 병실로 올라가면 다른 환자들이 취침 중이므로 처치의 어려움 때문에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가 너무 통증이 심해 통증 때문에 소변 마려움 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극심한 통증은 물론 여자 간호사 앞에서 소변 호스 삽입에 민감한 남자 환자에 대하여 간호사가 설득에 어려움을 겪어서 통역을 요청한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간호사가 이 정도 영어를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두가지로 나누어서 설득해 보기로 하였다.

첫재, 환자의 입장이다.

먼저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에 대한 관심과 설명이다. 우선 환자에게 간호사가 신경외과 전문 간호사이고 환자의 통증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과 단계적으로 진통제 강도를 올리고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려 했다. 특히 통증 강도에 대해 환자와 같이 간호사와 통역인이 공감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

둘째, 간호사의 입장이다.

환자가 통증 때문에 소변 마려움을 느끼지 못하며 소변을 배출시키지 못해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우선 1회성으로 호스에 의한 소변 배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 대한 의료 논리적 설득이다.

마지막으로 통역인의 입장에서 간호사 지시에 따를 것을 강력히 권고하였다.

간호사와 환자 사이에 몇차례 전화를 넘겨 받으며 결국 환자를 설득시겼고 환자는 결국 소변 배출 호스를 삽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너무도 긴박하고 다행스러웠다.

소변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환자의 통증에 대한 공감과 이해에 바탕을 둔 설득이 주효했다고 느낀다.

그러나 통역을 마치기 전 간호사에게 다시 강조했다. 환자는 현재도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고 게속 통증 처치를 요구하고 있으니 이점을 꼭 고려해 달라는 점이다.

이 상황은 통역보다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 설득 방법이 관건이었다. 

과거 언젠가 미국 통증재단의 통증 환자의 권리, 통증의 이해, 통증에 관한 의학 자료, 통증 관련 법률(미국은 통증 관련 법률이 별도로 있다) 등을 많이 읽어본 것이 즉각적인 상황의 이해와 설득 포인트 설정에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다. 특히 외국인 환자에게 통역을 하기 전에 간호사와 충분히 대화하고 질문해서 파악한  점이 환자에게 신뢰를 주고 설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느낀다.

이 외국인 환자가 소변도 잘 보고 허리 통증도 잘 완치되어 조속히 퇴원하여 건강하게 한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많이 갖기를 기원해 본다.

심야에 통역 요청까지 하면서 끝가지 환자를 설득하고자 노력한 응급실 간호사의 노력에도 많은 칭찬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