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우 / 영어
2016.05.01대전지대? 태존지대? 거기가 어디에요?
4월의 마지막날 토요일 오후, 점심시간에 bbb통역 요청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번 전화는 멀리 부산에서 택시 기사분이 통역을 요청하셨는데 여자 승객분의 영어 억양으로 짐작건데, 영국분이신듯 했습니다.
사실 영국 억양은 미국억양보다 좀 낯설죠 우리나라에선.. 그래서 저도 긴장 두배로 하고 통역을 해드렸습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승객분에게 하고 무슨 도움을 드릴까요 라고 했더니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나오는 여주인공.. 그.. 르네 젤위거 인가요..
그런 억양으로 말씀을 하시는데 운행중인 택시안이라 소음도 있고, 영국식 억양에, 전화상태가 처음엔 좋지 못해서 총체적 난국이었네요.
그래서 좀 천천히 또렷히 말씀해주세요, 라고 부탁드렸더니 목적지를 영어 알파벳으로 불러주시더군요.
TAE JON...(잠시후) GDAE.. 이렇게 불러주시더라구요. 태존 지대?
부산역에서 전화거는 거니까 처음엔 대전에 가려나 했습니다. '근데 왜 기차 안타고?? 대전은 너무 멀지 않나 택시타고.. 그럼 어딜까...'
태종지대 라는 곳이 있나? 대전대? 대전지대? 태존지대? ....태존지대... 태종대?!! 아.. 태종대!
국사시간에 들어본 지명입니다.
그렇지 태종대! 태종대 맞죠? 승객분은 자기가 어딜 가는지 잘 모르나 봅니다. 계속 태존 지대 라고 하셔서.. 하하..
기사님 바꿔서, 기사님 태종대가 부산에 있죠? 라고 했더니 맞다고 하십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부산역에서 태종대까지 걸리는 시간하고 대략적인 비용 여쭤보고 승객분에게 다시 설명해 드렸습니다.
30분 이내 거리이고 승객분도 태종대가 맞는것 같다고 하시네요.
아마도 관광 가이드북을 보고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TAE-JONG-DAE 라고 음절별로 구분이 되어있었으면 훨씬 이해가 빠를 뻔 했습니다.
어설프게 TAEJON GDAE 대전지대 혹은 대전대 라고 통역해드렸으면 경부고속도로 타고 대전까지 달리셨을지도 모를일이겠네요. 하하..
물론 그전에 30분 이내 통역요청이 다시 들어왔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이후 30분간 재 통역 요청콜이 오지 않은 걸로 보아 목적지까지 잘 도착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전화를 끊고 저도 TAEJONGDAE.OR.KR 웹사이트로 들어가서 거기가 태종대가 맞는지 확인을 해봤더니 부산에 있는 태종대가 맞았네요!
대전이냐 태종대냐 를 두고 짧은 순간이었지만 긴장하게 만든 통역 체험이었습니다.
아울러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전세계에서 오는 만큼 평소 익숙하지 않은 다양한 억양의 영어를 더 접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태종대에 도착한 영국영어 억양을 쓰시던 관광객분이 부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본인의 나라로 돌아가시길 희망하면서
다음 통역전화를 또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