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 undefined
2007.01.02어느 새벽 지구대에서의 도움요청
- 언어(Language) : 영어
- 봉사일자(date) : 200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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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직 경찰관이면서 BBB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새벽 BBB 통역요청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공교롭게도
저와 같은 경찰관의 도움 요청이었는데요.
그 분은 충남 논산에 있는 모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이었습니다.
상황을 들어보니, 가정폭력 피해자를 지구대로 데려와 보호하고 있는데
피해자가 동의를 하면 대전에 있는 ''가정폭력 피해자 쉽터''로 데려다 주어
그곳의 도움을 받게 해 준다는 내용을 통역해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피해자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해
담당 경찰관이 애를 먹고 있었는데 다행히 BBB통역 서비스를 알고 있었고
같은 경찰관인 제게 전화가 연결되어 비교적 수월하게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쉼터로 데려다 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BBB서비스는 저희와 같은 경찰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서비스 입니다만
경찰관으로서 통역을 하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을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당시에 제가 통역하기 전에 다른 봉사자와의 통역 서비스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럴 경우 전화를 끊게 되면 그 봉사자와는 다시 통화를 할 수 없게 되고
새로 전화가 연결되면 다른 봉사자에게 상황을 재차 설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시간이 새벽 2시 가까이 되어서 통역서비스 전화가 다시 연결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테고, 지구대에 있던 가정폭력 피해자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같은 사람이 계속 상황을 설명해 주어 가면서 통역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BBB 규정상 봉사자의 연락처는 요청자에게 알려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은 다음 전화를 받은 제가 처음 부터 상황설명을 다시 듣고 통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저는 담당 경찰관에게 저도 경찰관임을 밝히고 제 연락처를 가르쳐 주는
편법을 써서 제 동료와 피해자를 계속 도와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경찰 지구대나 119 구급대처럼 위급한 상황에서 통역을 요청할 경우에는
처음 부터 통역을 했던 봉사자가 전화가 끊어져도 계속 연결 될 수 있는
시스템이 된다면 현실적으로 훨씬 효율적인 통역서비스가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BBB운동본부에서 긍적적으로 검토해 주시기를 바라며,
지금 이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모든 BBB자원봉사 회원님들 모두 ''화이팅'' 하시라는 말씀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