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선 / 중국어
2016.06.24부천에서 길을 물어 보는 중국인
새벽 0시 6분 벨이 울려 잠에서 깨어 전화를 받았다. 한국인 남성의 목소리였다.
길을 물어 보는 중국인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서 통역을 부탁한다고 했다.
중국인은 매화동 가려고 하는데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 모른다고 했다. 한국인은 이 시간은 버스가 끊겨 택시를 타야 한다며 직접 휴대폰 검색을 통해 버스는 약 1시간 소요 되지만 택시는 약 20~30분만에 도착하며, 요금은 약 15,000원 정도라고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매화동의 구체적인 주소를 알려주면 택시 기사에게 말씀해 주겠다고 했다. 혹시 찾는 곳 매화동의 주소나 전화번호가 있는지 물어 보았다. 중국인은 그 곳과 통화가 안 된다고 해서 주소를 한국인에게 보여 주라고 통역했는데, 한국인이 메모지에 적힌 주소를 보고는 매화동이 아니라 구로동이라 했다. 완전히 다른 방향이었다.
한국인은 일행인 여성분이 한 분 곁에 있었는데, 함께 폰으로 검색하고 계속 전화를 걸었다. 어렵게 전화가 연결되었다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확인 결과 주소는 구로동인데 가야할 곳은 매화동이라고 했다. 한국인은 그 중국인을 택시를 잡아 태워주고 주소를 택시 기사에게 보여 주겠다고 했다. 나는 한국인 여성분에게 고맙다고 했더니 그 분은 오히려 내게 고맙다고 했다.
통역을 끝내고 한참 동안 잠들지 못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BBB봉사자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깊은 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외국인에게 친절히 주소지를 검색하고 전화도 걸어주며 통역해서 택시까지 잡아 보내 드리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일행들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고 칭찬해 주고 싶다.
비록 잠은 설쳤지만 이런 감동에서 내가 24시간 내내 BBB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