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근우 / 영어

2016.07.14

다문화가정 폭력남편과 아이가 우선인 어머니의 사연

#경찰서#다문화_가정

BBB 통역봉사를 하다보면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여러가지 종류의 통역을 해드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통역건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았고 다른 봉사이야기 작성과는 다르게 일주일이 지났지만 글을 남기게 되네요.  

 

일주일전쯤 인천의 한 경찰서에서 통역을 요청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통역대상자는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한국에서 거주하는 여성분이셨구요.  

안타깝게도 주된 내용은 한국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경찰서에 도움을 요청한 사항이었습니다.  

통역을 해야해서 그 분의 사연을 한참동안 들어야했는데 결혼이후 이어진 남편의 구타, 심지어는 지금 임신5개월인 상황에서도

남편은 구타를 멈추지 않고 15개월 된 아이를 돌보면서 임신한 몸으로 너무 힘들어 하며 울면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듣고있는데 참 마음이 답답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당장 이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닌것 같고 이야기만 들어드리고 어떤 처벌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드렸는데

막상 남편을 처벌해서 교도소에 가게 될까봐 두려워 하시더군요. 한살배기 아이와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 남편이 없이는 아무도  

의지할곳이 없다고 합니다.  

 

폭력 처벌은 우선 신고만 하고 나중에 취하를 할 수 있으니 남편에게 어느정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경찰관분의  

조언을 통역해 드리고 우선 집에서 나와 경찰서에서 제공하는 쉼터같은 곳에서 지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선뜻 결정을 못내리셨는데 역시 자식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모정이란게 이런건가 싶으면서 모든 어머니들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경찰관분의 조언을 최대한 통역해 드리고 안내을 해드리고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통역을 마쳤습니다.  

다문화 가정에 폭력이 있는 경우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전해듣게 되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네요.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