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옥 / 아랍어

2016.07.25

핸드폰 교환.환불은 1달내에

#경찰서#쇼핑

계속 BBB전화를 못받아서 마음에 걸렸었어요. 오늘 모처럼 전화를 받았습니다. 막 다른 일을 시작하려는 찰나였지만 받았어요.

 

용산 경찰서 소속 000순경이라고 하셨어요. 핸드폰가게에서 판매원과 이집트인 사이에 실갱이가 벌어졌다구요.

이집트인은 3월에 핸드폰은 구매했고,

4개월이 지난 지금(7월말)에 와서야 '교환 환불'을 해달라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규정상 '교환 .환불은 구매후 1개월 이내'에만 가능한데,시간이 지나서 안된다는 것입니다.

AS센터에 가서 수리를 맡기거나, 그래도 불만이 있을 시는 소비자 보호원에 문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통역해달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통역도 하기 전에 이집트인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속사포로 -그것도 심한 이집트 방언으로- 쏟아냈습니다.

'이 걸 살 때는 한달이고, 두달이고 그런 말은 들어 본적도 없다',

'나는 이걸 살 때부터 이집트로 보내서 거기서 작동 되면 괜찮고, 혹시 안되면

다시 가져오겠다고 했다'며

이집트에 보냈더니 안된다고 해서 다시 가져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핸드폰이 작동하게 해주던지, 아니면 새 걸로 바꿔주던지, 그것도 아니면 환불을 해달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습니다.

심지어 한국인 판매원이 자신이 한국말을 못알아들으니 욕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통역자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본인 말만 계속해서  매우 곤욕스러웠습니다ㅠㅠ

 

일단 '저는 한국인 통역봉사자이니 표준 아랍어로 천천히 이야기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당황하며 조금 차분해졌습니다.

이어서 저는

"우선 경찰의 말을 통역할 테니 끝까지 듣고, 그 다음 당신 말을 통역하겠다. 내 말이 끝 날때 까지 중간에 끊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경찰의 말을 통역해주고,

다음에는 그 분의 말을 경찰에게 통역해 주었습니다.

 

경찰은 본인이 현장에서 지켜보건대 한국판매원이 욕설을 한 적은 없다고 확인해 주었습니다.

'국번없이1372'가 소비자 보호원 전화번호라고 알려주어서 그렇게 전달했습니다. 

​​경찰은 또  계속 여기서 실랑이를 벌이면 '영업방해죄'가 성립되어 형사처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했습니다.

 

그렇게 통역하자, 이집트인은 소비자 보호원 전화번호를 받아 적으며 일단 알겠다고 하여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나른한 여름 오후, 졸리던 차에 마치 벌에 쏘인듯

정신없는 통역이었네요.ㅎㅎ

문제가 잘 해결되어

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지 않게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