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옥 / 아랍어
2016.09.175달러짜리 비아그라 10만원에 샀으니 환불해줘요!!!
추석연휴 막바지에 bbb전화가 울렸습니다.
창신동에 있는 약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쿠웨이트인이 약을 '한 알' 들고와서 환불을 해 달라는데,
왜 약을 다 들고 오지않고 한 알만 들고왔는지,
또 왜 환불을 원하는 지 좀 물어봐 달라고 했습니다.
쿠웨이트인은 다짜고짜 열받은 목소리로
'5달러치도 안되는 약을 10만원이나주고 샀으니 무조건 환불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약국측은,
이 약은 여기서 산 것이 아니며,
이곳에서는 이런 약을 취급하지 않으며,
게다가 이 약은 처방전 없이는 살 수 없는 약인데, 처방전도 없고,
영수증이 있어야 환불이 가능한데 영수증도 없으니
결론적으로 환불이 곤란하다고 했습니다.
쿠웨이트인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약국에서 산 것임을 100% 틀림없다. 약사의 얼굴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 다른 시차 근무를 한 약사한테서 산 것일 수는 있다며 - 이 약국에서 산 것이 맞으니 환불을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약국측은
설사 이 약국에서 이 약을 샀다손 치더라도, 영수증이 있어야 환불가능한데,
영수증이 없으니 곤란하고
이렇게 계속 영업을 방해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쿠웨이트인은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고
약국측의 입장도 계속 같은 이야기라 더이상 통역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로 제 통역을 마무리하고 경찰을 부르시면 어떻겠냐고 슬며시 여쭈었습니다.
저는 제가 약사님과 통화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통화하고 있는 분이 바로 경찰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찰도 계속 통역을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데 동의하여 마무리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하여 그 약이 무슨 약이냐고 물었습니다.
비아그라계통의 이름만 다른 약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