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 중국어

2016.10.31

명동 롯데가 아니라 잠실 롯데요

#택시#사건/사고

한 택시기사분이 난감해하는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습니다.

 

홍대에서 중국여성분을 태우고 명동 롯데백화점으로 왔는데 여기가 아니라 잠실이라고, 여기까지 온 요금은 받지 말고 여기서부터 다시 계산하자고 한다고, 홍대에서 잠실 갈때는 보통 강변북로를 타기도 하지만 막혀서 도심 통해서 가도 비슷한 거리에 요금이라고 설명을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여자분과 통화하니 여자분은 매우 화가 나셔서 탈때부터 분명하게 '롯데 월드~ 호텔'이라고 했는데 왜 엉뚱한 곳에 데려다 주고는 돈을 받으려고 하느냐? 내가 한국에 한두번 온게 아니다.

 

이런식으로 몇번 얘기가 오고갔는데 여자분이 요금이 비슷하게 나온다는 얘기를 믿으려 하지 않았고 기사분이 그럼 한국에 많이 왔다니까 잠실까지 얼마에 갔는지 말하면 그 가격대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여자분은 홍대에서 잠실까지 가본적은 없다고 했고 기사분은 2만원은 나온다고 하니 여자분이 다시 격앙된 목소리로 무슨 요금이 그렇게 많이 나오냐고,  저보고 대충 얼마 나오냐고 물었고 저는 거리가 멀어서 만오천원 정도는 나올거라고 했고 여자분이 그래도 믿지 않길래 인터넷으로 노선 검색 검색해서 23.1KM?, 33분, 19,000~20,300원까지 나온다고 알려주었고 여자분은 19,000원으로 하자고, 현금이 만원밖에 없는데 카드결제도 가능한지 물었고 기사분은 물론 카드 사용 가능하다고 하셨고 여자분은 확 누그러진 목소리로 알았다고 했고 제가 30분 안에 다시 전화걸면 제가 받을테니 무슨 일 있으면 연락달라고 안심시켜드렸습니다.

 

기사분이 지치신 목소리로 내가 외국인을 속여서 얼마나 받겠냐, 요즘은 택시도 주말에 일하는 거 꺼리는데 나왔다, 발음이 알아듣기 어려웠다고 하셔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결과가 기사님이 말씀하신 가격과 맞으니 여자분이 안심하는 눈치라고, 이전에 몇번 왔을 때 속임수 당한 적이 있어서 지친 모양이라고 위로를 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