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연 / undefined
2007.05.31베트남 색시를 그리워하는 나이많은 남편
- 언어(Language) : 영어
- 봉사일자(date) : 2007. 5. 31. 12:00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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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사는 토박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을 나이 40의 5급 장애인이라고 소개한 어눌한 말
투의 한국 신랑이, 지난 12일 베트남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17일 초청절차를 위해 한
국으로 먼저 들어온 후 .... 헤어질 때 그렇게 슬프게 울던 예쁘고 착하고 보고싶은 부인한
테 하도 전화를 하고싶어서 BBB 통역 신청을 한 전화였습니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우리 BBB 서비스는 말이 안통하는 외국과의 ''전화통화''를 통역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고 누누이 설명을 했지만 그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내가 묻지 않았는데도 줄줄이, 어제 비로소 혼인신고와 공증을 마쳐 서류들을 베트남에
보냈다, 베트남 정부가 적극 협조하여 새색시는 9월 쯤 한국에 오게 될거다, 색시와 통화
하고 싶은데 말이 안통해 미치겠다... 등등의 하소연을 했고, 그러면서도 통화 내내 목이
메어 설명하는 예쁜 색시에 대한 순박한 그리움이 절절이 배인 하소연을 들어 드리면
서... 그의 말을 끊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통역이 아닌 순박한 늙
은 신랑의 새색시에 대한 설레임과 그리움, 아쉬움, 보고싶음, 그리고 자랑을 계속 들어드
리는 일 같았습니다.
BBB 통역서비스에 대해 알았길래 전화를 했을 것입니다. 얼마나 색시가 그리우면 저럴
까... 그의 목이 메인 ''보고싶고 예쁜 내 색시'' 설명이 어쩌면 이토록 내 맘에 와 닿는 걸
까요? 떠나오는 날 공항에서, 헤어지기 싫어서 그 22살의 새색시가 엄청나게 울었답니
다. 그 대목에서 그도 목이메어 한 몇 초를 말을 잇지 못하는 걸... 짐짓 농담을 걸어 이야
기를 이어갔습니다, "우와, 여기 진짜 도둑놈 한 분 계시네요~~!!^^"
한참 대화를 나눈 후에도 정작 중요한 용건인 직접 통화에 대해, 할 수 없이 관광안내소나
관광공사에 가서 통역 가능한 분을 찾은 후 사정을 설명하고 당신 휴대폰으로 베트남에
전화를 걸어 소식을 전하는 방법을 제안했으나... 그 신부가 영어를 못한다더군요. 그러
면서 또 울먹...
통역 자원봉사를 하면서... 통역은 안하고, 한국사람끼리 꽤 오랜 시간동안 우리 말로, 난
감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고 안타깝고 애처로운 대화를 나누는 상황을 겪었습니
다. 그러면서 이토록 순박한 분이 나중에 상처를 입지 않고, 하루빨리 그와 그의 신부가
만나서 정말 행복하고 예쁜 가정을 꾸려 아들 딸 많이 낳아 잘 살게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
이 들었습니다.
성공적으로 베트남에 전화가 연결되어 자기의 근황도 전하고, 무엇보다도 새색시 목소리
를 듣고싶어 하는 그의 소원이 빨리 성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맞닥뜨린
이 상황에서 정확한 방법을 전하지 못해서 난감했는데, BBB로 여러 번 전화한 듯 보이는
그가 빨리 정확한 방법을 찾아 그토록 보고싶은 색시와의 통화가 성사되기를 기원합니다.
도둑이나 분실, 뭐 그런 류의 통역이 아니라, 비록 실제 통역을 하진 않았어도 이런 특이
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BBB 봉사의 또다른 즐거움이자 혜택인 걸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