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옥 / 아랍어

2017.03.29

휴대폰 요금' 미납 정지'요!!.. 분할해서 낼께요ㅠㅠ;;;

#휴대폰_관련#외국인_노동자

경기도 안산에 있는 KT 대리점 여직원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미납 요금을 일시불로 받으려는 KT측과 사정상 분할 납부를 원하는 아랍인 고객 간의 대화를 통역하는 일이었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KT 직원은 바로 앞에 있는 아랍인 고객에게 미납요금을 일시불로 다 내야한다그렇지 않으면 휴대폰이 미납정지에 걸려 곧바로 착신도 수신도 안된다고 했습니다.

 

상대는 모로코 남성이었습니다. 그렇게 일러주었더니 그는 먼저 오늘 20만원을 내고, 이어서 매주 20만원씩 세 번에 걸쳐 내겠다며, 그렇게 하면 안되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전체적인 상황이 이해가 안되어 KT직원에게 문제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KT직원은 아랍인 고객은 2016817일 휴대폰을 개통했고, 개통일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요금을 내지않았으며 그래서 휴대폰이 자동 정지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납부할 금액 총액이 600,360원인데, 오늘 당장 최소한 30만원은 납부해야만 46일까지만이라도 휴대폰을 다시 열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랍인 고객은 휴대폰을 개통할 때는, 매달 59,000원만 내면 된다고 했는데, 첫 달에 150,000원이 청구돼왔다며 KT가 과잉청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부분은 굳이 곧바로 통역을 하지 않고, 제 선에서 아마 매달 59,000원 요금제를 신청하고는 요금제가 지정한 통화횟수보다 많이 사용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닌지 물었습니다. 아랍인 고객은 제 말에 수긍하는 듯, 더 이상 그 부분을 문제삼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원래 주제인 분할 납부를 말하며, 사정상 곤란하니 오늘은 20만원만 내고, 삼 주에 걸쳐 매 주 20 만원씩 더 내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양해가 안 된다면 휴대폰 요금 미납정지를 수용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KT 직원에게 이 사정을 설명했더니, 다행히 그렇게 하되, 수납 기일을 다시 지정해 주었습니다. 일주일의 며칠은 서울에서 일을 하는 아랍인 고객은 이것 때문에 수납기일에 맞춰 안산 대리점을 오기는 힘들다며, 혹시 은행에서도 수납이 가능한 지 물었고, 은행 지로납부도 가능하다고 답변을 듣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외국인과 한국인 사이의 소통 불편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