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7.06.12

遠親不如隣居

#병원#진료안내

 

     서울 아산병원에서 중국인 환자의 퇴원 수속문제로 통역 요청을 하셨다. 환자인 여자가 보호자로 보이는 남자와 병실에서 고성이 오가며 다툼을 하는데 무슨 일이고 병원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 봐 달라고 했다, 중국인 여자는 남자친구가 자신을 위협한다며 몹시 불안해했지만 무슨 일로 위협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오전 중에 퇴원하게 되면 자신을 동행 수발해 호텔로 데려다 줄 도우미나 내일 귀국하는데 공항까지 배웅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외국인이라는 특수 상황이지만 그런 일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고 가이드겸 도우미를 소개해 줄 여건도 아니라며 난처해했다. 환자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느라 이곳저곳 알아보더니 한국 내 모()기업과 연관된 거래처 회사 직원과 통화가 되어 그 직원이 한 시간 정도 후에 병원에 오기로 했다며 잘 되었다고 위로하며 통화를 마쳤는데 삼십 분 정도 지났을까 다시 요청이 왔다.

 

      남자친구가 병원비를 지불하겠다는 것 같은데 그래도 되는 것인지 확실한 결제 주체를 알아봐 달라기에 환자와 통화했더니 남자하고는 관계없는 일로 병원비는 자신이 부담한다고 명쾌하게 선을 그었다. 병원 측에서는 퇴원 수속이 오전 12시 이전에 매듭 지어야하는데 한국인 직원이 언제 즈음 도착하느냐고 조급히 물어 왔고 환자는 30분 이내에 도착할 것이며 그 직원이 도착하는 대로 곧 퇴원 수속을 하겠다는 대답을 전해 주는 것으로 통화를 마쳤다.

 

      이국타향에서 득병으로 입원 치료 받을 정도면 보통 난감하고 어려울 것이다. 연고자나 지인이 없으면 운신하기 그만큼 더 어렵다. 사람 살아가는 세상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데 평소 사람과의 진솔한 유대가 그만큼 소중하다. 환자가 한국인 직원의 도움으로 한국에 대한 따뜻한 인상이나 이미지를 갖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이 때로는 더욱 살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