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7.07.21

무더위 속 열사병 주의하세요...

#병원#사건/사고

 

     거창 아림 지구대 경찰관이 늦은 오후 중국인이 시내에서 혼절해 병원 이송 후 치료받는 중에 경위 조사를 위해 통역 요청을 하셨다. 우선 신원 파악을 하는데 전화기를 스피커로 열어 삼자(三者)가 동시에 듣고 대답하는 방법을 이용했는데 먼저 혼절한 중국인의 이름과 나이, 동행한 사람은 어떤 관계인지 질문했다. 혼절한 사람은 이름이 리우청이고 나이는 29세이며 동행중인 중국인은 션시화로 금년 35세이고 중국 산동성 위해사람으로 리우청과는 동네 이웃으로 친구관계라고 했다.

 

     경찰이 두 중국인의 명확한 이름을 알려달라기에 션시아에게 두 사람의 이름을 한자(漢字)로 적어 달라고 하니 자기 이름은 경찰에게 적어 주었는데 리우청의 이름은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션시아가 쓴 한자 이름을 보고 경찰은 무슨 글자인지 알 수 없다며 한국어로 무엇인지 알 수 있냐고 묻기에 한자를 눈으로 보지 않고 단지 중국어 발음만으로는 션시아의 한국어 음()이 어떤 한자를 쓰는지 알 수 없다고 하니까 그냥 소리 나는 한국어 발음으로 기록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는 혼절한 장소에는 무슨 일로 갔었느냐고 경위를 조사하는데 션시아는 여관에서 나와 구경삼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거기까지 간 것이고 저녁때가 가까워 오는 시간이라 식사하기 위해 그 곳 주변을 걷는 중에 혼절한 리우청이 평소 신체가 약한 편이었는데 앞에서 서둘러 걷다가 날씨도 무덥고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어 갑자기 혼절한 것 같다고 했다. 병원에서 여관까지는 대략 30분 정도의 거리라고 했다. 경찰은 중국인이 투숙한 여관에 다른 직원을 보내 중국인의 신원을 확인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여권(旅券) 확인을 위해서인데 투숙한 방에 있는 가방에 비밀번호가 장착되어 열 수 없자 경찰은 비밀번호 물어 왔고 션시아는 순순히 알려 주는 것으로 경찰의 두 사람에 대한 신원파악이 되었는지 통역 요청은 거기까지로 통화가 종료되었다. 경찰은 리우청이 단순한 무더위 속에 고온의 직사광선 노출에 의한 혼절인지 아니면 어떤 보이지 않는 범죄 혐의나 외부 폭력에 의한 것인지에 무게를 두고 상황을 주시하는 것 같았다.

 

     병원에서 혼절한 리우청에 대한 상태나 치료 과정에서의 어떤 통역 요청은 전혀 없이 두 사람의 신원 파악에 주력하는 것이 의아해 했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중국인 남자 두 명이 개별 여행으로 한국에 와서 어떤 유명관광명승지가 아닌 거창에 이틀이나 머물며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가 주요 관심사 인 듯싶었다. 사드 보복조치로 한국관광에 대한 중국인 단체여행이 급감한 상태에서 자율 개별여행으로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라면 고맙고 감사하다.

 

     하지만 혹여 라도 어떤 다른 불순 의도의 개별 여행을 빙자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경찰의 세심한 추궁은 당연해 보인다. 다만 순수 여행목적이 아니었더라도 리우청이 신체에 다른 이상 없이 잠깐 정신을 잃은 정도에서 속히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고 경찰의 조사에 성실히 임한 후 특이 사항 없이 남은 여행일정 원만히 마치고 한국에 대한 정다운 이미지와 추억을 담고 즐겁게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bbbkorea 모든 회원님들도 무더위 속 열사병 주의 하시고 건강한 여름 지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