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경 / 영어
2017.07.21미군부대 신고부탁
밤 9시 반쯤 대구 소방서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소방관께서 직접 전화를 주셨는데 한 외국인으로부터 걸려온 신고전화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외국인 분이 본인의 아버지가 술을 마시러 나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된다고 신고전화를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상황에 대해서 소방관께서는 이해하기 힘들어서 도움을 줄 수 없다며 제가 그 분께 연락을 해 대신 자세히 물어봐 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매번 통역봉사를 할 때마다 봉사자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꼭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긴장된 마음을 먼저 진정시켰습니다. 먼저 일이 해결된 후 소방서에 다시 연락을 하기 위해 해당 소방관의 성함과 소방서 내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알려주신 번호로 외국인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연락이 닿자 외국인 분은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항상 문제를 일으키시는데 술을 마신다고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지 않아 걱정된다고 하셨습니다. 더 얘기를 들어보니 외국인 분과 그 분의 아버지 모두 미군부대 소속이었고 따라서 대구 미군부대 안에 있는 헌병에 신고를 하면 더 수월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직접 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정확한 미군부대 내의 헌병 연락번호도 찾기 힘들었을 뿐더러 개인 봉사자로서 할 수 없는 역할인 것 같아 소방서에 다시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소방관 분께서는 헌병대에 연락을 해보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어느 정도 일이 해결된 것 같아 마음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얼마 되지 않아 외국인 분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고 아버지께서 집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가장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돼 봉사자로서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당황해 봉사자로서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 떠올라 제 자신에 대해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 어학실력을 보다 향상시키며 동시에 앞으로 봉사자로서 더 많은 분께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