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주경 / 일본어
2017.09.15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에서 걸려온 전화
새벽3시반, 한 통의 전화.
오랫만에 걸려온 bbb로 부터의 통역요청 전화였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일본인 여성 환자의 증상을 묻고, 답변을 의사에게 전달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목소리를 들었을때 통증을 견디며 대답하고 있는 환자라고 느꼈기에,
되도록 간단 명료하게 묻고, 자세한 대답을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전화를 걸어온 의사는 스피커 폰으로 할테니, 자신의 질문을 환자에게 전달해달라고 했고,
아픈부위를 손가락으로 짚어보라, 아프기 시작한 시간, 저녁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지병이 있는지등을 꼼꼼히 체크하였습니다.
환자는 저녁으로 빵과 사와(알코올음료)를 먹은후 새벽 1시경부터 통증을 느끼고, 병원까지 오는도중에 토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지병으로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있다.
20년전에 담석수술을 한적이 있다 등의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순간 고지혈증이 일본어로 생각이 안나서 잠시 당황했었습니다.)
검사 아니면 증상완화를 위한 조치를 원하는지를 묻자, 환자는 증상완화를 원한다고 했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환자에게도 또한 통역을 맡은 저에게도 기나긴 6분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환자보다 저 자신이 더 긴장했던것 같아서 부끄럽고,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하지 못 한 제 마음가짐에 반성을 해봅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bbb자원봉사자라는 역할을 일깨워준 전화 한통이 감사하게 여겨지는 새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