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7.10.07

또 다른 풍성한 추석

#기타#기타

 

     101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이 기간을 이용해서 우선연결 통역 봉사를 하루 14시간 씩 8일 동안 신청했는데 꽤 많은 통화가 이루어 졌다. 가장 많이 걸려온 것은 택시에서의 목적지 문의였고 경찰서 3, 공항 1, 경기도 수원에서의 분실 신고 1건 등이었다. 연휴 기간 중이라 통역 요청 건수가 많은지 한꺼번에 집중적으로 요청 전화가 쇄도해서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이런 기회에 제대로 한 번 봉사해보자는 욕심과 열심이 한 몫 했다. 그 중 대표적 몇 건의 봉사사례를 기록으로 남김으로 통화 끝날 때마다 사례계시를 부탁하는 사무국 문자 전송에 대한 체면도 세워 주고(후후!!) 최소한의 예의가 될 듯싶음이다.

 

     1. 환승 장소 착오

     중국 산동성 청도에서 부산가는 비행기를 타고 온 중국인이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장소를 잘못 찾아 얼떨결에 대합실 밖으로 나왔는데 당일 19:06분에 출발하는 부산행을 타야하는데 되돌아 들어갈 수는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할지 몰라 공항 보안요원에게 도움을 청했고, 보안요원이 안내소로 인도, 안내원에게 다시 티켓을 재조정하는 3L 코너로 가서 수속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그 곳을 찾아가는 것으로 통화를 마쳤다.

 

     2. 경찰 출동

     장소를 알 수 없는 어느 주택에서 경찰관이 통역 요청을 했는데 누군가 신고를 해서 현장에 도착해 보니 중국인 여자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는지 울고 있는데 무슨 일인지 알아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중국인 여자는 아무 일도 아니고 남편과 술을 좀 많이 마신 상태에서 사소한 언쟁으로 좀 시끄러웠던 것 같은데 별 일 아니니 개의치 말고 돌아가시라고 해서 기타 특이사항이 없음을 확인하고 경찰관이 철수하는 것으로 통화를 마쳤다.

 

     3. 분실 신고

     중국인 남자가 수원에서 7800번 버스에서 내려 환승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버스에 가방을 두고 내린 것을 확인하고 그 가방을 어떻게 찾느냐는 문의였다. 우선 주변에 있는 한국 사람을 찾아 전화를 바꾸게 해서 7800번 버스회사에 전화해서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회사는 계속 전화를 안 받는 상태라 가까운 파출소를 알려 달라고 했더니 중국인 혼자 찾아 가기에는 먼 위치에 찾기도 어려운 곳이라고 난처해하는데 중국인은 7800번 종점이 어디인지 안다며 종점에 가서 우선 가방을 찾아보고 못 찾으면 다시 전화하겠다며 통화를 마쳤다.

 

     4. 목적지 변경

     중국인을 태운 택시가 목적지인 태종대를 가는 중이었는데 연휴기간이라 관광객이 많은지 정체가 극심하니 다음에 가시고 목적지를 변경할 수 있느냐고 기사님이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었는데 중국인과 상의하니 정체가 심하면 방향을 바꾸어 남포동으로 가고 싶다기에 기사님에게 물으니 그 쪽은 괜찮겠다고 해서 그 곳으로 차를 돌려 가는 것으로 통화를 마쳤다.

 

     추석 연휴에도 휴무 없이 개점해서 영업하는 음식점은 대목을 맞아 호황을 누리는 듯싶었다. 남들 쉴 때 열심히 일해서 매상 올리겠다는 극성의 노고가 짭짤한 수입이 되는데 금년 추석에는 통역 봉사로 제법 알뜰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 나름 또 다른 풍성함을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