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oo / 중국어
2017.11.21봉사 사례 8건
어제는(11월 20일) bbb 요청 전화가 폭주(?)했다. 09:30-13:30 까지 4시간 우선 연결 통화신청을 했는데 평소 2건 좌우하던 요청이 여덟 번이나 있었다. 덕분에 바쁘게 통화는 했지만 비번 낮 시간 동안 나름 봉사할 기회가 톡톡히 되었다. 연말이면 특별히 각양각색의 자원봉사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데 주변 친구, 이웃들이 연탄도 배달하고 독거노인 가정 도배도 하는 등 SNS 나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것 보며 존경스럽기도 하고 마음 훈훈했는데 그들처럼 일부러 밖에 나가 몸으로 부딪히는 봉사는 못해도 미미하나마 전화로 통역 봉사라도 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1. 09:48. 인천 서부경찰서에서 직원이 상황실 서버 장치 후 점검차원에서 제 3자 통화가 가능한지 시험 차원에서 요청한 것인데 정상 이용 가능 확인 후 바로 종료했다.
2. 10:02. 제주 120 센터에서 제 3자 통화 방식으로 중국인과 연결해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중국인은 A.R 비자 소지자로 제주도에 정착해 주택도 구입하고 가족과 살고 있는데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하는데 유치원 학비가 무료로 제공 되는지 알아봐 달라는 내용이었다. 제주 120 센터에서는 중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소재지 서귀포 여성가족과(064-760-2452) 전화번호를 알려 주며 그 곳으로 문의하라고 했는데 중국인은 그 곳에도 중국어 통역이 가능하냐고 물어 왔는데 그것은 확인할 수 없지만 소통이 안 되면 그곳에서도 bbb 요청을 통해 충분히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된다고 하니 알았다며 통화를 종료했다.
3. 10:19. “여보세요” 한 마디 수신 후 상대방이 끊었는지 “띠” 하는 소리와 함께 통화가 종료되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이런 경우가 있다. 요청자가 갑자기 생각이 바뀌었는지...
4. 11:02. 벨소리 한 번 울리자마자 바로 받았는데 끊겼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통화 취소 고객 끊음> 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런 경우도 역시 가끔 있다. 그런데 엊그제(11월 16일 11시 25분 52초) 보니 <무응답> 이 하나 있어 참 이상하다 싶었었다. 그 날도 네 시간 우선 연결 신청하고 총 두 건의 통역 봉사가 이루어졌었다. 우선 연결 신청 중인 동안 폴더를 열어 놓은 체 책상 위에 올려 옆에 두고 독서하며 네 시간 내내 자리 이동 한 번 없었는데 전화벨 한 번 울리지도 않고 <무응답. 실패>라는 상항이 발생할 수 있나 싶었다. 크게 개의치는 않지만 내 스마트폰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5. 11:28. 제주도 새누리 약국에서 약사분이 중국 여자분이 오셨는데 무슨 약을 사려고 하는지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었다. 중국 여자분은 산부인과용 소염제를 사고 싶다고 하는데 약사는 그렇게 막연한 설명으로는 어떤 약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인은 병원진료 후 의사 처방전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본인 판단으로 대충 간단한 치료 방법으로 산부인과 소염제만 찾았다. 전화상으로 어떤 약품인지 확인이 어려워 약품명을 한자로 써서 약사에게 보여드리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약사는 약품명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 거기에 중국인은 통역자가 남자인 것을 의식하는지 산부인과용의 약품 용처에 대해 부자연스러워 했고 약사는 복용약이나 바르는 것을 원하느냐 다시 질문했는데 중국인은 모두 괜찮다는데 소염제나 항염제 처방이 정확한 증상 설명 없이 약을 판매하는 것에 여간 난처해했다.
약사도 여자 분이었는데 역시 남자 통역자라는 것에 적지 않는 의식이 되는지 두 여자분 모두 서로 머쓱해하다가 처방도 미루고 중국인도 적당한 설명을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구입을 포기하고 통화가 종료되었다. 그것참, 서로 딱했다. 여자 통역자 이었으면 좀 수월했을 터인데 여자 자궁이니 질이니 이런 신체기관 부위가 설명되니 오십 넘은 통역자는 정작 별 의식이 없었는데 두 여자분은 부담스러운 듯 쩔쩔매다 제풀에 힘겨워 어설프게 종료되었다.
6. 11:37. 부산아리아 호텔 프런트에서 직원이 프런트에 온 투숙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었다. 투숙객은 타이완 여자로 소포를 국제우편을 이용해 타이완으로 보내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어왔다. 프런트 직원은 국내 우편은 접수 받아 처리해 주는데 국제우편은 본인이 우체국 가서 직접 발송해야 한다고 했다. 내용을 들은 타이완 여자는 알았다며 그렇게 하겠다며 간단히 통화를 종료했다.
7. 12:44. 제주도에서 중국인이 가구를 구입하고 배달 일시(日時) 문제로 가구점 직원과 소통이 안 돼 직접 요청했다. 직원은 22-24일 사이 배송이 가능한데 어느 날이 좋겠느냐고 물어왔고 중국인은 24일은 언제든지 좋다고 해서 직원은 그 날 전화 드리고 배송하겠다고 했고 중국인은 배송 당일 대금을 지불하겠다는 내용 전달을 끝으로 통화를 종료 했다.
8. 12:44. 서울 서소문 파출소에서 경찰이 중국인이 방문했는데 무슨 내용인가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었다, 중국인은 타이완 관광객으로 지하철에서 지갑을 잃어버리고 신고하러 온 것이었다. 지갑에는 신용카드 2장과 한국 돈 17만원이 들어있다고 했다. 오늘 당장 타이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혹시 이후에라도 지갑을 찾게 되면 타이완 주소와 전화번호를 알려 줄 터이니 연락해 달라고 했다. 경찰은 일단 접수 처리를 하고 지갑을 찾을 수 있을지 확답할 수는 없어도 향후 찾게 되면 연락하겠다는 전달로 통화를 종료했다.
네 시간 동안 세상 살아가는 갖가지 일들이 한국 땅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구나 싶었다. 특별히 제주도에서 요청 전화가 많이 오고 있는데 한, 중 간 사드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제주도로 몰려오고 있나 하는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미안한 표현이지만 먹고 사는 사람 많은데 어서 예전의 수준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십일월 우선 연결 신청이 어제까지 여덟 번 네 시간 씩 사용했고 남은 두 번은 26일 일요일 당직 근무 때 마저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면 십일월 한계 분 다 소진이 된다. 금년 일월부터 매달 그렇게 해왔다. 소진 다 하고 안 하고는 딱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할 수 있는 봉사 시간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 어차피 봉사자로 이름 걸고 있는 이상 해야만 하는 어떤 책임감이나 의무감 같은 것으로 주어진 시간에 부지런히 열심을 다하고 있다는 스스로의 어떤 자긍심으로 봉사의 기쁨도 넉넉히 누리고 싶음이다. 혹여 다른 봉사자분들에게 봉사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면 자제할 수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