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7.12.03되찾은 핸드폰 하나에 빛난 한국 경찰의 위상
토요일 저녁 20:02 분. 서울 을지로 3가 파출소 경찰이 중국인 관광객이 왔는데 무슨 내용인지 알아보아 달라는 요청이었다. 관광객은 시내 관광을 마치고 숙소인 호텔로 가는 길 택시에 핸드폰을 놓고 내렸다고 했다. 핸드폰 하나만 보면 크게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핸드폰 안에 저장되어 있는 여러 가지 정보가 본인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것임으로 꼭 찾을 수 있게 도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택시 번호를 혹시 기억하느냐고 물었더니 차번호는 알 수 없고 호텔에 내려 주고 그 곳에서 대략 5분 정도 정차하다 갔으니 CCTV를 통해 차번호를 확인할 수 없겠느냐고 되물어 왔고 이러한 상황을 경찰에게 전달하니 잘 알겠다며 핸드폰 분실 신고 접수해서 처리하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삼십 여분 지난 20:36 분. 동일 장소에서 동일 경찰관이 핸드폰 분실 건으로 다시 전화하였다. 택시 번호 확인 후 기사와 연락 핸드폰이 차 안에 있는 것을 찾았는데 현재 위치가 호텔에서 꽤 먼 노원구 쪽에 있어 도착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소요되고 관광객이 호텔에 가 있으면 그 곳으로 가져다주겠다고 했다. 다만 택시 영업 운행 상 그 곳까지 이동하는 택시비는 관광객이 지불해야하는데 대략 20,000원 전후로 그 금액을 부담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왔다. 관광객은 핸드폰을 다시 찾은 것만으로 크게 기뻐하며 1시간 정도 기다리는 것이나 택시비 20,000원은 흔쾌히 부담하겠다며 개의치 않았다. 거기에 연속으로 한국 경찰 대단하다(“韓國公安太棒了!!”)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찾아 줄 수 있냐고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기뻐했다. 상황 설명과 전달을 마치자 경찰은 관광객을 호텔까지 데려다 줄 것이며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기다리면 기사가 핸드폰을 가지고 올 것이라는 전달을 끝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관광객에 의한 기타 분실 신고는 거반 찾을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전례(前例) 이었다. 신고하면 마지못해 업무차원에서 접수는 받고 나중에라도 혹여 찾게 되면 연락하겠다는 통상적 상투적 안내 정도의 처리 수준이었다. 지갑이나 가방, 핸드폰 대부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지극히 중요한 물건이라 해도 접수 받는 근무자 입장에서는 쉽게 찾아질 성격이 아니라 귀찮은 민원처리 중 하나라는 분위기여 왔고, 봉사자 입장에서도 통역은 하나 헛수고이지 싶은 안타까움만 있었는데 어제는 분명 행운이었다는 표현으로 놀라움과 더불어 공권력을 폄하하는 무례를 범하는 핀잔을 받아도 좋을 듯싶었다. 택시를 어떤 방법으로 추적 확인 했는지는 따로 설명이 없어 알 수는 없었지만 과정 모르고 결과만으로도 짧은 시간에 핸드폰을 찾아 되돌려 줄 수 있게 된 것은 관광객에게 한국 경찰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결과를 이룬 것은 분명했다. 핸드폰 하나가 관광객에게 소중했던 만큼 사용할 때마다 되찾은 것에 대한, 되찾게 도움을 준 한국 경찰의 이미지와 더불어 한국 관광 중 자칫 상처로 남겨질 뻔한 씁쓰름한 상황에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은 목자의 심정과 같은 뿌듯한 경험과 값진 추억으로 기억될 듯싶다. IT 강국 한국의 기술력과 꼭 찾아 주어야겠다는 경찰의 노고와 아마 극소수에 해당될 분실한 물건에 대한 되찾음의 행운 등이 어우러져 오랜만에 봉사자로서 공익에 기여한 보람 같은 것을 살갑게 느낀 주말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