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8.01.02

통역자가 전화해 주세요...

#기타_교통수단#생활안내

 

     새해 첫날 당직 근무하면서 우선 연결 신청 여덟 시간(오전 09:06 13:06, 오후 14:30 18:30)을 했는데 총 일곱 건의 요청 전화가 있었다.

 

     1. 12:10. 도시철도공사 의정부역에서 직원이 전철 내에서 가방을 습득했는데 중국 조선족으로 보이는 여권 두 개 및 수첩이 있어 연락을 취하니 수신자는 여권 당사자의 지인으로 여권 당사자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는데 당사자는 한국어를 못한다고 했다. 직원은 당사자에게 통역자가 전화해서 찾아가라고 전달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와 같은 요청은 bbbkorea 운영 규칙 상 할 수 없으니 정중히 사양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으시라고 했다. 지인 이야기는 여권 당사자가 당일 오후 3시 비행기로 출국한다며 여권과 가방을 퀙써비스로 보내달라고 하는데 직원은 신원확인도 안되고 당사자와 직접 통화도 안 된 상태에서 전화상의 지인 이야기만 듣고 보낼 상황이 아닌 듯 하여 처리를 놓고 고민하던 중에 그리하겠다며 통화를 종료 했다.

 

     2. 12:24. 지역을 알 수 없는 곳에서 아무 설명 없이 중국인을 바꾸어 주었는데 중국인은 KT 대리점이라며 전화비를 납부하러 왔다는데 통화가 채 끝나기 전에 대리점 직원이 끼어들었고 직원과 이야기 하는 중에 중국인이 무슨 일인지 밖으로 나갔다며 통화를 종료했다.

 

     3. 12:39. 4. 12:44. 5. 12:45. 동일 인물이 연속 3번 전화했는데 첫 번째 통화에서 중국 조선족으로 여겨지는 20대 남자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택배를 보냈는데 아직 도착이 되지 않아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려고 전화 했다기에 이 번호는 택배 회사가 아니라고 알려 주었더니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택배회사 인 줄 알고 전화했는데 이상하다 의아해 하며 통화를 종료했다. 두 번째 전화는 받으려니까 바로 끊어졌고, 세 번째 통화도 택배회사가 아니냐고 재차 확인 후에 중국어로 쌍욕하다시피 짜증내며 통화를 종료했다. 인터넷에서 어떻게 검색했기에 bbbkorea 번호가 택배회사로 나오는지 어이가 없었다.

 

     6. 15:54. 서울 금천경찰서 백산지구대에서 경찰이 신고 받고 현장 출동해 길을 가던 3명의 여학생을 성추행혐의를 받는 외국인을 임의동행 식으로 지구대로 연행해 왔는데 외국인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횡설수설 하고 있으니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증 등 신원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전화를 건네받은 외국인은 받자마자 모시모시”, “웰컴을 남발하기에 중국어 웨이 니하오(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더니 팅부동(못 알아듣겠다)”를 몇 번 혼자 반복하더니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웨이 니하오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무엇인가 불리하고 난처한 상황을 모면할 때 못 알아듣는 척 전형적인 자기방어 기만 행태였다. 외국인이 일방적으로 먼저 전화를 끊었으니 경찰이 다시 전화를 하겠지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고, 이후 어떻게 처리 되었는지는 알 수는 없었다.

 

     7. 16:23. 119 상황실에서 3자 통화가 이루어졌는데 중국 여자가 어떤 문제로 경찰서 갔다가 하루 지나서 집에 와보니 아이가 시어머니 집에 가 있는 것을 알고 만나려고 했지만 시어머니가 만날 수 없게 하는데 어떡했으면 좋겠느냐는 도움 요청이었다. 119 상황실에서는 이런 사생활 문제는 경찰 쪽으로 연결, 경찰이 현장 출동해 인계해야겠다며 여자의 소재지 주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방금 집에 돌아왔다기에 상황 종료 선언 후 통화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