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8.01.13

있어서는 안 되지만 있을 수 있는 일...

#공항#행정처리

 

     금요일(112) 저녁 우선 봉사 신청 1(17:52 21:52) 4시간을 했었는데 1(20:19)의 요청 전화가 인천공항에서 걸려 왔다. 아시아나 카운터 직원이라고 했는데 중국인이 탑승해야할 비행기를 놓쳤는데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모두 반품하고 환불받은 후 4C카운터로 가시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 앞 뒤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이 일단은 중국인에게 그 말을 전했더니 중국인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었는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탑승시간에 맞추어 온 것 같은데 이미 시간이 지났다고 못 들어가게 했다던가 물품을 반품하고 환불하라는데 꼭 그래야 하느냐, 반품 않고 보관할 수는 없느냐, 비행기를 놓쳤는데 다음 비행기는 언제냐, 여기서 기다려야 하느냐 밖에 나갔다 표 구입해서 수속 밞고 다시 와야 하느냐, 놓친 비행기티켓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이 표로 시간만 변경해 탈 수는 없느냐 등의 질문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직원으로부터 달리 들은 이야기가 없이 통역자가 답변해 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직원은 중국인이 일러 준대로 4C카운터로 순순히 갈 줄 알았겠지만 중국인은 전혀 그럴 의향이 없었다. 비행기 놓친 황당함과 오늘 못가면 어떻게 하나 발을 동동 구르며 어떤 신속한 대처 방안을 찾는 것과는 반대로 직원은 당신이 탑승 시간 놓쳐 탑승하지 못한 것이니 모든 책임은 당신에게 있음으로 처리규정 절차에 따라 건조한 이행 절차만 지시하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겠지만 중국인은 원하지 않는 돌발 상황에 여러 가지 혼란과 당황스러움에 의한 분주함과는 대조적이었다.

 

     직원에게 중국인이 말한 이야기 중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 반품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직원은 우물쭈물 말을 잇지 못하며 머뭇거리다가 당장 어떤 처리나 답변이 궁색한지 전화를 일단 끊고 알아 본 후 다시 전화하겠다며 통화를 종료했다. 그 이후 다시 요청 전화가 없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직원이 전달한 내용대로 중국인이 이의 없이 4층으로 이동했으면 간단한 전달로 통화를 마쳤을 것이다. 통역이라는 것이 말()을 전하는 것만은 아니다. 말 만 전하려면 차라리 번역기 앱을 이용해 문자로 알려 주면 그것으로 족할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든지 경우의 수라는 것이 늘 존재한다. 사람이 전달하는 대로만 움직이면 코드를 입력해 움직이는 기계와 다를 바 없다. 사람이니까 주어진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반응, 이해, 대책에 대한 질문과 요청들이 쏟아질 수 있다. 중국인은 대처 방안을 찾는데 직원은 결과에 대한 처리만 고려중이었다. 누구든 탑승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되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건조한 항공사의 처리규정 이행절차 요구보다는 경우에 대한 여러 매끄러운 대처 방안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본인의 과오가 부끄럽지 않게 항공사의 만족할 수 있는 따뜻한 배려와 적절한 여건을 조성해 준다면 한결같은 서비스로 모시겠다는 항공사 표어가 더욱 아름답게 빛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