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8.03.10

아휴, 씨...!

#휴대폰_관련#생활안내

 

     핸드폰을 새로 구입하거나 교체하러 대리점에 가면 직원이 여러 기종을 선보이며 요금제 및 데이터 사용 용량, 할부금, 보조금 등 여러 가지를 설명한다. 업무처리 상 마치 녹음기를 틀어 놓은 듯 빠르게 설명하고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택하라고 하는데 뭐라고 무엇을 설명했는지 통 이해도 안가고, 그게 그것 같고 그 말이 그 말 같고 해서 보통 많이 쓰는 것으로 달라고 얼버무리고 대충 하나 장만해 온다. 그리고 몇 년 쓰는데 크게 불편 없이 통화, 문자 주고받고 단순한 메뉴로 사용하다가 때 되면 한 번 바꾸며 지금까지 그렇게 사용해오고 있다.

 

     3917:20. 서울 건대 6번 출구에 있는 KT 대리점에서 남자 직원이 중국인과의 소통 문제로 요청했다. 고객이 중국에서 핸드폰을 가지고 와 한국에서 중고로 가입을 했는데 그것을 새로 가입하려고 보니 가입할 때 중고가 아니라 접수 등록한 대리점에서 새 것으로 속여서 유심 칩만 갈아 끼워 중고 가입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새로 가입을 하려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나름 정리를 해서 이 정도의 내용 파악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전화상으로 뭐가 뭔지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아 직원에게 반복적으로 물을 수밖에 없었다.

 

     핸드폰에 대한 용어 자체도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그 시스템이나 가입 형식등도 생소한 터라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서는 통역자 자신이 먼저 정확히 이해 습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여겼다. 직원은 두 번째 설명할 때부터 이미 짜증 난 말투였고, 다시 이해차원에서 통역자가 내용을 확인하고 있을 때 전화기를 내려놓은 소리가 들리더니 저만치에서 아휴, ...!” 라는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어 졌다. 이게 뭐하는 건가... 황당하고 심한 모멸감이나 자책감도 들었다.

 

     < 나이 오십 중반의 늙은 사람이 설명하는 것 단 번에 이해하지 못해서 미안하이...~~. 핸드폰 관련 용어나 가입 및 서비스시스템 등 미리 파악하지 못해 제대로 매끄러운 통역을 못해 주어 더욱 부끄럽네...~~. 그런데 자네, 한국인인 통역자도 이해 못 시키면서 중국인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하려는가? 그 설명 제대로 안되어 애먹다가 통역 요청한 것이고 그것을 반복 설명하는데 통역자마저 제대로 못 알아들으니 짜증이 났을 것 이해는 하지만 KT 이용하려는 가입 고객이 설명 내용 이해 못한다고 아휴, ...!” 하며 면전에서 가입서류 팽개치려나? 더군다나 자네 필요에 의해서 통역 요청한 통역자에게 한 번에 못 알아듣는다고 전화기 팽개쳐서야 되겠는가...? >

 

     통역하다보면 별의별 상황을 접하게 된다. 전국 각지에서 무작위로 다양한 업종 및 기관에서 요청을 받는데 공통점은 하나이다. 공공기관, 병원 및 사익(私益)과 관계가 없는 곳에서의 요청은 여유 있고 존중 및 예의를 갖춘다. 반대로 사익(私益)에 깊숙이 관계되는 택시, 자영업, 대리점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쫓기듯 본인들 영업이익 충족에 치우쳐 촌각을 다투며 바삐 몰아세우거나 채근하고 그 사익에 저촉되면 짜증내고 못마땅해 한다. bbbkorea 의 운영 목적은 공익 우선의 언어 소통에 있다고 본다. 공익과 사익의 명쾌한 기준이 모호하지만 일부 업종에서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bbbkorea 의 운영목적이 건 수 증가 수치(數値)에 치우쳐 훼손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