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 / 중국어

2019.05.01

무슨 일로 다투는지 알아봐 주세요...

#자택#다문화가정
5월 1일 오후 우선 봉사 신청 네 시간(16:10~20:10) 했는데 네 건의 요청이 있었다. 1. 16:32분. 제주 애월읍에서 중국인 승객을 태운 택시 기사의 목적지 확인 요청이 있었는데 승객은 신라면세점을 가겠다고 했고 기사는 잘 알았다며 통화를 종료했다. 2. 17:37분. 서울 마포에서 중국인 승객을 태운 택시 기사의 목적지 확인 요청이 있었는데 승객은 홍대거리를 가겠다 했고 기사는 잘 알았다며 통화를 종료했다. 3. 17:37분. 경기 평택시 부전지구대에서 경찰이 현행범으로 체포 연행한 중국인 피의자들과의 소통을 위한 요청이 있었다. 체포 당시 미란다원칙을 고지한 내용에 대해 서명을 하라고 했는데 중국인들은 고지는 받았지만 서류가 한글로 되어 있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음으로 서명 할 수 없고, 자기들 친구가 파출소로 오고 있는 중이니까 친구가 오면 내용을 보고 그때 서명하겠으며 기타 내용도 친구가 오면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그럼 우선 간단히 건강 상태 확인했는데 한 명은 심장병과 어지럼증 이력이 있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위통과 치통을 조금 앓고 있다고 했다. 내용을 전달받은 경찰은 잘 알았다며 필요하면 다시 전화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통화를 종료했다. 4. 19:12분. 경기도 구리에서 사위와 소통을 원하는 중국인 장모가 요청하였다. 사위에게 무슨 일로 딸과 다투는지 알아봐 달라며 사위를 불러 전화를 바꾸어 주었는데 사위는 별일 아니니 딸에게 물어보라는 한 마디만 전하고 물러났다. 장모는 딸에게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다며 딸자식이 사위와 종종 다투어 처지가 곤란하다며 신세타령 반, 하소연 반 속앓이를 털어 놓으셨다. 중국 요령성 심양이 고향인 딸이 한국남자와 결혼해 한국에 거주한 지 8~9년 되어 두 자식 낳고 살고 있는데 한 집에 살면서 종종 다투니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다툴 때마다 어린 손주들 다독이며 마음 졸이며 살고 있는데 사위와 언어 소통도 안 돼 왜 다투는지 알 수도 없고, 딸도 속 시원히 이야기해 주지도 않을뿐더러 마을에서도 누구 한 사람 같이 이야기 나눌 상태도 없이 유치원 다니는 손주들 돌보며 겨우겨우 지내고 있다고 했다. 딸자식 초등학교 시절 남편 잃고 홀몸으로 딸자식 키워 한국 남자와 결혼해 딸과 같이 한국에 왔지만 사위가 일용직 근로자로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 소도시 변두리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고 했다. 고향인 심양에서 살았으면 퇴직연금 받으며 이웃, 친구들하고 어울려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시기에 어디 하소연 할 수 있는 친구 한 명 없는 한국에서의 노년이 너무 힘들어 감정에 복받쳐 울먹이셨다. 사위와 통역을 통한 소통을 위해 전화했지만 정작 사위와는 말 한 마디 제대로 섞지 못해 안타깝기는 해도 말이 통하는 사람과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어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며 긴 시간 폐를 끼쳐 부끄럽고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들어주고 같이 아파하는 것도 봉사의 한 부분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