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oo / undefined

2009.09.18

두 외국인과 집주인

#기타#기타
새벽 5시 반 경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외국인 두 명과 집주인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서울을 돌아다니다가 예쁜 집이 있어 사진을 찍었는데 플래쉬에 놀란 집주인이 외국인을 때린 사건이었습니다. (이화여대 근처였는지 혜화동이었는지 외국인 발음을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외국인들은 그저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고 집주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서에 가자고 했는데 집주인이 도둑으로 오해해 다짜고짜 때렸던 것 같습니다. 경찰분도 이들이 찍은 사진으로 봤을 때 물건을 훔칠 의도는 없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관광이라 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이라 왜 하필 그 시각에 돌아다녔는지를 궁금해하셨습니다. 처음 전화를 받은 외국인은 왜 그 시각이었냐는 제 질문을 잘 이해 못하는 듯 하다가 재차 물어보니 사진을 찍은 자신의 친구가 당일 오전 11시 비행기로 한국을 떠나기 때문에 시간이 없어 그랬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맞은 외국인과도 이야기 했는데 그는 집주인을 이해한다며 처벌은 원치 않으니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경찰관께서는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경찰서에 온 이상 조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하셨고 이후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자다가 전화를 받아서 정신없이 통화하느라 어영부영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 외국인은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날이었는데 많이 다쳤는지, 괜찮은지 물어보고 마무리 인사를 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로 대표되는 사건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경찰관이 통역한 사람 인적 사항이 필요하다시며 제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물으셨는데 이름만 알려드리고 핸드폰 번호는 BBB방침 상 안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제 온 소식지를 보니 30분 안에 전화걸면 같은 사람과 전화할 수 있다는데 BBB를 이용하시는 분께 정말 좋은 기능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