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oo / undefined

2009.10.07

산모님, 조금만 힘내요!

#기타#기타
요청내용 : 산부인과였습니다. 중국인 아내를 둔 남편분의 통역요청 전화였습니다. 아내에게 ''6~7시간전에는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수술보다는 자연분만이 좋으니 꾹 참고 마음을 놓으라''는 내용을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알겠다며 아내분의 전화를 받으니 많이 힘들어 하셨습니다. 아내분은 계속해서 ''쇼우부리아오(참을 수 없다)''를 연발하셨고 아이를 낳고 싶지 않고 수술하고 싶다는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남편분의 통역내용은 아니었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건강한 아이를 낳으실 수 있어요, 참으시면 곧 귀엽고 예쁜 아이를 만나실 수 있다며 마음을 놓고 침착히 하라는 말씀과 함께 남편의 말씀을 전해드렸습니다. 이 점에서는 저 또한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산모의 신음소리는 티비 드라마에서 본 것 외에는 처음 들어보았거든요. 아, 통역으로 돌아가서! 그렇게 산모에게 전해드리고 통역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몇분 지나지 않아 또 전화가 왔습니다. 다시 그 분이었습니다. 이번엔 남편분이 의사분께 들었던 내용을 자신의 장모님께(역시 중국인) 전해주시길 원하셨습니다. 역시나 똑같은 내용을 전해드렸고 안심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딸의 아픔을 본 어머니의 마음은 수화기 넘어의 저까지 느낄 정도로 많이 걱정하셨고, 딸이 너무 아파하니 수술을 원한다는 어머니의 뜻을 받아 남편분께 전해드렸습니다. 그렇게 또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담당 산부인과의 의사선생님이셨습니다. 자궁이 10cm정도 열리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데 현재 산모는 3cm정도 열렸고, 진행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수술을 할 경우에는 산모의 건강에 안좋을 영향을 준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초산이기 때문에 아이가 내일 태어날 수도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처음의 대화했던 말로 6~7시간 내에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는 말은 남편분이 잘못아신 것 같았습니다. 이 모든 설명을 듣고 남편분과 장모님께 설명해 드렸습니다. 장모님의 뜻이 너무 완강하여 통역하며 설득하기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산모의 건강을 걱정하는 의사선생님의 마음을 담아 통역하니 조금 수월해졌습니다. 한건의 통역으로 3번의 통화를 했습니다. 그 후에 전화가 한번 더 왔었는데, 저의 실수로 받지 못했습니다. 이어서 받아주신 통역봉사자님께서 충분히 잘해주셨을거라 믿습니다. 그렇지만 다음번엔 더 책임감을 가지고 통역을 마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랜만의 통역봉사였는데 너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