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oo / undefined

2009.11.20

아파트 계약 연장

#기타#기타
요청내용 : 오후 다섯시 경에 015-88-5644 에서 전화가 왔다. 이 번호는 BBB로 저장해놓았기 때문에 BBB에서 전화가 온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최근에 전화번호를 바꾸었는데, 새로 바뀐 전화번호로 자동 연결된 것이었다. 요청자는 영어를 말하기는 하지만, 매우 서투르고, 어색하기 때문에 영어권의 사람이 아니라 다른 언어권의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동남아나 무슨무슨 스탄에서 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전화를 받고 일단 BBB 통역봉사요원임을 밝히고,무슨 도움을 원하는가 물었다. 옆에 한국인이 있고, 그사람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통역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본 즉 아파트 계약 만료가 12월 초인데, 두달 정도 더 살고 싶다는 내용인데, 집주인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불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집주인과 통화하여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주기 바라는 내용이었다. BBB통역봉사는 그러한 일을 하지는 않고, 다만 통역 요청자가 전화를 하면, 서로의 상대방에게 직접 통역하는 일을 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지만, 요청자는 계속하여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하여 이야기해달라고 간청하였다. 사정이 하도 딱하게 생각되어 집주인의 핸드폰 번호와 당사자의 전화번호를 받고 집주인에게 전화를 하여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아파트의 임대계약자는 나에게 전화를 한 외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 근무하는 직장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다시 통역을 요청한 외국인에게 전화를 하고, 또 외국인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집주인에게 전화하여 이야기하고, 다시 외국인에게, 또 집주인에게 이런 식으로 여러번 전화를 하여 통역하였다. 결국 다음 주 중에 집주인이 외국인을 직접 만나 서로의 요청사항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로 결정하였고 양쪽에 모두 그렇게 전달하였다. 이 때 집주인과 외국인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가 힘들다고 이야기하기에 1588-5644로 전화를 하면 내가 다시 전화를 받지는 않지만, 다른 봉사자가 전화를 받아 통역을 해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대화를 종료하였다. 쌍방에 수차례 전화를 걸며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느라고 시간이 한시간 정도 소요되었지만 서로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해소해줄 수 있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번 통역봉사를 하였지만, 이와 같이 두 사람이 함께 있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에게 전화를 하여 통역을 해준 경우는 매우 특이한 경우였기에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