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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5

나의 1000번째 통역 봉사 이야기

#기타#기타
제목 : 임신한 아내를 위한 한국인 남편의 통역 요청 드디어 휴대폰에 ''BBB운동''의 발신 번호가 떴다. (전화하신 분은 모르시겠지만) 이 전화는 2005년에 한국 BBB운동 자원 봉사를 시작한 이후, 1000번째로 나에게 걸려오는 통역 요청이었다. ''누가 전화를 했을까?'',''어떤 내용의 통역 요청일까?'' 기대반 긴장반으로 전화를 받았다. 한국BBB운동 베트남어 자원 봉사자임을 밝히자 약간은 긴장된 목소리의 남성분이 베트남어 통역이 가능한지 문의해왔다. 통역이 가능하다고 말씀 드리자 본인을 베트남인 아내를 둔 한국인 남편이라고 밝힌 후 통역이 필요한 사항을 말씀 하셨다. 아내가 임신 자가 테스트를 했는데 임신 양성 반응이 나왔고 지금 임신 확인을 위해 가정의학과에 오셨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은 임신 초기 단계라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사를 해도 임신여부를 확인 할 수 없으니, 가정의학과에서 임신 여부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시간을 두고 산부인과에 가서 결과를 확인하자는 내용을 통역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나는 아직 미혼이라, 신혼부부가 첫 임신을 기다리는 마음을 온전히 감정이입할 수는 없겠지만 전화 주셨던 한국인 남편의 목소리를 통해서 그 간절함을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았다. 그래서 비슷한 어조로 베트남인 아내에게 남편의 의사를 전해드렸다. 베트남인 아내는 ''알겠다''고 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 주었다. 한국인 남편도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다. 통역 자원 봉사를 하면서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지만 단지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내 수고의 대가를 모두 지불 받는 느낌이 든다. 그 ''대가''가 있었기에 신경 쓰이고 때로는 귀찮기도 했던 자원 봉사를 계속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