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oo / undefined

2010.11.25

착하고 사랑스런 아내

#기타#기타
요청내용 : 수요일 저녁 아홉시 즈음 중국 여자분이 전화하셨다. 서울 영등포로 시집온지 1년 반 되신 분인데 남편하고 의사 소통이 안되 몇 가지 통역을 요청하셨다. 오늘 산부인과에 가서 해산 검진을 받았는데 왜소한 체격이니까 비만을 주의하고 특히 밤 중에 음식물 섭취를 삼가하라는데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산일이 12월 25일 전후인데 중국에서 부모님이 산후조리를 도우러 11월 말일경에 한국으로 오시는데 지금 현재 살고 있는 방 문제를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 시집와서 방 한칸짜리 살림을 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오시면 태어날 아기와 함께 다섯명이 한 방에 지내는 것이 여간 어려울 것이니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이 당장 돈이 안되어 방 두칸짜리로 이사 갈 수 없으면 잠시(3개월)만이라도 얻어서 생활하고 부모님이 기한이 되어 돌아가시면 다시 이사해도 좋겠다고 했다. 시집와 방 문제에 대하여 지금껏 남편에게 이렇다할 원망을 갖지 않았지만 중국에서 오시는 부모님께 방 한칸짜리 초라한 살림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방 문제에 대하여는 몇 번이고 이야기 하면서 남편이 부모님 오시기전에 꼭 이사할 수 있도록 신신 당부하며 몸도 마음도 편한 상태에서 해산했으면 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남편분에게 자세히 알려드리니 남편분은 잘 알았다며 열심히 일해 착하고 사랑스런 아내을 위해 행복하게 잘 살겠다며 통화를 마쳤다. 오랫만에 훈훈하고 따뜻한 부부의 정을 느꼈다. 대부분 부부간의 싸움이나 의견이 맞지않아 티격태격하는 국제결혼의 안타까움이나 아픔들을 통역하며 보아왔는데... 이국 멀리 시집간 딸 자식을 보러 오시는 부모님을 향한 애뜻한 배려나 궁핍한 살림을 힘겹게 이끌어가는 소중한 남편에 대한 눈물겨운 배려가 삶을 빛나게 한다...